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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주택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9년, 대한민국 충청남도 서산

직업:시인 대학교수

최근작
2024년 1월 <인공지능과 문학의 미래>

또 하나의 지구가 필요할 때

단절을 일종의 진화로 받아들이는 견해는 생성이 대항으로만 형성된다는 단순한 논리의 모방에 지나지 않으며, 역사화의 범주와 과정 속에서 주체가 무엇으로 돌아가기 위한 선언에 불과하다. 관계는 태도와 경향보다 훨씬 경험적이다. 육체가 정신에게 부과한 것은 육체의 상상과 이를테면 빌려온 물건들, 날아가 버린 빛, 중심 속의 무한과 틈 사이에 솟은 과즙, 기억이 쓰고 있는 비통들, 죽은 자들조차 더 이상 자신이 아닌 것으로 익어가는 숨에 관한 상기이다. 돌이 게워내는 청혼하는 밤에 조난당하는 덜미들. 마침내 자신을 보도록, 사라져가는 기둥과 소홀한 틈을 타 공간 사이를 넘어서려는 빈손과 경고하는 기적 사이를 지나 바깥이 새겨져 있는 갓난아이의 손…… 차라리 입이 없었으면…… 3시는 너무 크구나.

사막의 별 아래에서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사이에는 불화가 있다. 그 불화는 너무나 복잡하고 섬세하여 해독하기 어려웠다. 박물관의 고서처럼 음기가 서려 있는 모든 존재들은 그 스스로도 곰팡이가 슬어 있었고 폐에 얼음이 박혀 있었다. 나는 창문을 열고 공포로 입을 다문 비릿한 냄새에 멀미를 느끼며 헐떡거리는 시간의 육체를 읽는다. 여기 능소화가 피었다.

시간의 동공

나는 내 몸을 죽여 가는 화살촉으로 날아가고 싶었다.

카프카와 만나는 잠의 노래

많은 것들이 지나갔다. 한때 곁에 머물며 나를 움직이던 것들은 새로운 세계에 번져 망각 속으로 흩어져버리고 비에 젖을 줄 아는 꽃잎만이 계절을 받아들인다. 언젠가는 지쳐 그만둘 것이지만 이따금 가슴 한구석을 길게 비추던 시간들이 닫힌 듯 찾아왔다가는 어깨를 늘이며 돌아갈 채비를 한다. 그리하여 길 위에는 아득히 낙엽이 뒹굴고 더 먼 곳에서는 정처 없이 배회하는 내 것이었던 많은 것들이 내 호명에 뒤돌아본다. 어느덧 발자국 사이로 원경들은 아침을 위해 빛을 저장하고 영원을 꿈꾸는 달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들을 위해 새벽의 정원을 푸르게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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