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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해외저자 > 소설

이름:드니 게즈 (Denis Guedj)

출생:1940년, 세티프

사망:2010년

최근작
2022년 11월 <항해일지>

자오선

모든 것은 하나의 문장에서 비롯되었다. “표준 미터의 길이를 결정하기 위해, 1792년부터 1799년까지 피에르 메솅과 장 밥티스트 들랑브르는 프랑스 방방곡곡을 다니며 자오선을 측정했다.” 나는 흥분에 떨기 시작했다. 1792년 여름이라면, 왕정이 종식된 때가 아닌가? 1799년 가을은 또 집정정치가 시작된 때가 아니던가? 혁명력 등등……. 그 두 시기의 사이라면…… 공화정이다! 그렇게, 이 세상에 새로운 척도의 단위를 정립하기 위해, 두 명의 천문학자가 공화정이 지속되는 동안 프랑스 영토의 전체 길이를 측량했던 것이다. 영토의 측량은 곧 역사의 측량이었다. 미터가 처음 생겨났을 때 그것을 합법적으로 공포하는 법에서, 미터를 ‘공화주의의 척도’라고 명명했던 것을 누가 기억이나 할까? 이 세상에 하나의 척도를 탄생시키기 위해 역사와 지리가 결합했던 것이다! 도량형학에 관한 논문에서 뽑아낸 그 문장을 읽고 있을 때, 내가 탄 지하철 열차는 막 몽소와 바르베 사이, 파리의 지하 구간에서 바깥으로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지하철은 순식간에 지상으로 올라갔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나는 서둘렀다. 그러나 사전이나 백과사전은 나의 갈증을 풀어주지 못했다. 다음 날 나는 떠났다. 파리에 있는 도서관들로 순례 여행을. 내가 그곳에서 발견한 것은, 그 문장을 읽었을 때 가졌던 순진한 상상과 기대하던 수준을 훨씬 넘어선 것이었다. 대뜸 나는 내가 그 이야기로 픽션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진정한 픽션! 나는 이미 여러 편의 영화들을 제작한 바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과학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내용들이었다. 그런데 우연이 나 스스로를 통합적이 되도록 만들어주었다. 미터의 서사시는 나에게 영화와 과학, 내가 가장 몰두했던 그 두 가지 활동을 한데 녹이도록 해주었고, 게다가 정치적인 의미에서 혁명이라는 멋진 선물까지 더해주었다. 이제 나의 달걀들은 모두 한 바구니에 담겼다. 과학, 예술 그리고 정치. 여기서 과연 어떤 오믈렛이 나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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