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같은 내 인생에
또 한 번의 봄을 허락하셨다.
생명을 통째로 삼켜버릴 듯한
맹수의 숨결,
그 덫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수년째 마주하고 있다.
그 두려움으로 때론 단단한 얼음이 되고
그 고통으로 때론 하얗게 재가 되지만
그 무지함 앞에선 늘 헐벗은 알몸이 된다.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
그를 다스려라
끊임없이 들려오는 목소리!
짓눌려 끌려가지 않으려면
그를 외면하지 말고 정면 응시해라.
계절이 여러 번 흐르는 동안
아픔과 눈맞춤 하며 녹여낸 시들
이렇게 풀어낸 숨결이
고통을 공감하는 누군가에겐
궂은 비 지난 뒤
낙수로 떨어지는 맑은 물방울처럼,
해풍 걷힌 뒤
모래톱에 남겨진 물새 발자국처럼,
가 닿을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