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에 대해서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유대인 수백만 명을 죽인 독일의 독재자라는 것도 대부분은 안다. 그러나 히틀러가 어떻게 권력을 잡았는가는 또 다른 문제다. 그의 독재 정권이 어떻게 출현했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독일이 공화국일 때 히틀러가 총리에 취임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당시 독일 국민 대다수가 그를 민주적으로 선출했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의 집권 과정은 그보다 훨씬 복잡했고, 무엇보다 거기에는 우연적인 요소가 많았다. 사실, 히틀러의 권력 획득은 몇 번이나 좌절될 수도 있었던 일이다. 그 동안 많은 책에서 히틀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으나, 그가 독일 행정부의 수반이 된 1933년 1월에 일어난 극적인 사건들은 아직 상세히 연구되지 않았다. 이제, 이 책에서는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