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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권미영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3년, 대한민국 경상북도 안동

최근작
2023년 3월 <온유와 잔혹의 마블링>

권미영

1963년 경북 안동에서 태생
대학에서 교육심리학과를 졸업한 후 도미했다. 유학 중에 영국으로 건너가 중부의 목가적이고 고전적인 전원도시 ‘노팅햄셔’에서 머물던 1년 동안 첫 소설 「로이 손의 선택」과 「이상한 이별」을 썼다. 10대 때부터 쓴 시와 산문이 아직도 친정집 다락방에 가득 재어 있을 만큼 글쓰는 일은 자타에게 당연시 되었고 결국 미국에서 다니러 와 영구귀국을 결정한 2001년도에 한 문학지를 통해 시로 등단했다. 연이어 단편 「마음껍질」이 당선되어 본격적인 소설가의 길을 걷게 된다.
작품으로는 「탑지기 전설」, 「창가에서 돌아보면 여신이 서 있다」,「조르바식 결혼」, 「All Spirits」, 「서울, 다다」, 「목소리」 등이 있다. 문학 21 문학상과 설송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저서는 장편소설 『눈썹 속의 제국』, 『다섯 번째 부인과 이혼하기』, 『난, 난』, 『목화밭, 말 거는 별』과 단편집 『조르바식 결혼』이 있으며, 현재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국제문학바탕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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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목화밭, 말 거는 별> - 2021년 11월  더보기

신선처럼 황홀히 고아처럼 슬프게 글을 썼다 물도 잘 솟고 해도 잘 내리쬐는 산골동네의 지붕이 단단하고 벽이 두툼한 집이었다. 창망한 하늘에 할매모습 같은 흰구름과 장대비, 까불까불 팔랑이는 눈, 시커먼 밤허공 구경을 모두 할 수 있어야 했고 떡갈나무 두어 그루 있어 가을이면 툭, 떨어지고는 버스럭버스럭, 바닥에 구르며 떠나가는 잎사귀, 그 마지막 한 잎까지 배웅할 마당도 필요했다. 제 알아서 자라고 열리는 푸성귀, 과실을 거둬먹는 일만으로도 안에 보다는 밖에 더 오래 있었다. 방안에서야 숨 멎는 날 상상하기 같은 거 외에는 별 할 게 없었다. 그 집에서 삼백 년을 살 계획이었다. 어떤 사내에게도 살갗을 드러낸 적 없이 고요히 있다가 스물 서넛 무렵에 5월 보리같이 청순한 총각을 만나 되도록 많은 아이, 7남매를 넘어 낳았다. 사랑은 숲의 나무처럼 당연해서 그 속에 파묻혀 머물면서 그 말은 일생동안 입 밖에 한 번 내어보지 않았다. 자식들이 제 자식과, 그 자식이 또 제 자식과 함께 살아가는 지붕 단단하고 벽 두툼한 내 산골집. 그 집에 삼백 년이 다가오고는 장맛비 쓸어가듯 지나갔다. 그리고 또 새로이 삼백 년이 시작되고… 몇 삼백 년이 더 가고가야 나는 존재를 멈추려나. 멈추기나 할까? 예전에 예전에 그 오래 전의 내 모습은 이제 내 기억에는 없다. 그럼에도 존재하는 나는 그래서 ‘나’라는 명칭으로만 나를 말할 수밖에 없다. 나는 지붕이 단단하고 벽이 두툼한 나의 산골집만은 잊지 않음으로써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나의 후손들과 그들의 삶을 아주 찬찬히, 늘 지켜본다. 순결한 남녀들, 말이 필요치 않은 충분한 사랑, 터전에의 애착, 주렁주렁 이어지는 탄생…. 실체로 살았던 내가 한평생 숭앙했던 것들이다. 나와 동일한 마음풍경으로 살아가고 있는 내 후손들을 보면서 나는 존재에의 싫증, 존재의 멀미를 삭힌다. 그리고, 이태째 세상을 들쑤시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협에서도 춘삼월에 부산까지 왕림해 출간의 첫 장을 열어주신 곽혜란 선생, 삼복 무더위에도 의연하고 부지런히, 그리고 예리하게 편집을 맡아주신 김지희 팀장께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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