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설에서 오직 겉모습으로만 존재하는 인물들이나 당위론적인 삶을 그리기보다는 우리들 마음속 깊은 곳에 먹물처럼 자리 잡고 있는 내적인 인간애를 그려내고 싶었다.
그래서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과거와 현재에 비교해 보려고 노력했다. 물론 이 작품들에 등장한 인물들은 겉보기에는 다들 어딘지 모르게 가치관을 미처 정립하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나 사실은 옛것에 대한 그리움이나 도덕적 체면을 저버리지 못하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기 위해 참기 힘든 고통을 겪어내는 사람들이다.
말하자면 윤리와 비윤리 그리고 절제와 일탈 사이를 넘나들며 사는 우리 모두의 정신세계를 윤리적으로 바로 세워놓고자 애쓴 것이라고 하겠다.
빼어난 문장도 아니고 서툴고 매끄럽지 못하나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채운 글이 사람의 가슴에 새겨진다는 말을 믿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