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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발레리 아츠카소프 (Valeriy A. Achkac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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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탈공산주의 다민족 국가들의 정체성 정책>

발레리 아츠카소프(Valeriy A. Achkacov)

1983년 레닌그라드국립대학교에서 「현대 자본주의 정치체제 내 극우 운동」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현재까지 종족정치학, 이민 정책, 중?동유럽 국가들의 정치적 전환, 유럽 국가들의 정치체제 등에 관한 폭넓은 연구를 수행해왔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물론 러시아 내에서 종족정치학 분야를 대표하는 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종족정치학』, 『종족적 다양성과 톨레랑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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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탈공산주의 다민족 국가들의 정체성 정책> - 2017년 10월  더보기

한국 독자들께 드리는 글 나는 이 책이 번역되고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 책이 러시아어로 출판된 후 4년간 러시아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다수의 유의미한 사건들이 발생했다. 2013년 말에는 첨예한 우크라이나 위기가 시작됐고, 2014년 봄에는 크림 공화국이 주민투표 결과 러시아에 병합됐다. 이와 관련하여 러시아와 서방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적 상황의 심각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논의되고 있는 문제들은 여전히 그 학술적 당면성을 잃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러시아는 정당성과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정치 제도의 구축과 ‘착근’, 사회의 정치적 안정과 국가의 통일성 유지를 가능케 하는 민족 정체성 형성이라는 복잡하고 날카로운 문제에 직면해있다. 이런 점에서, 미지의 러시아 민족 이념이 부정적 이념소(ideologemes)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이념소를 담아내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왜 희생과 박탈을 기꺼이 감수해야 하는 지를 설명하는 스스로의 이념적 목표까지 반드시 그 내용에 포함해야 한다. 그러나 러시아 사회학자들이 언급한 것처럼, 현재 “당국이 ‘새로운 결속’을 호소하고 있지만, 시민들 사이의 제노포비아적 경향이 이러한 결속의 기초로 기능하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다.” 반대로 전문가 집단 그리고/또는 시민사회 단체의 이름으로 제시된 모든 대안적 견해들은 점점 더 자주 반국가적인 것으로 해석되거나, 러시아의 헌법적, 문화적, 정신적 토대의 파괴를 목적으로 한 것들로 평가되고 있다. 결국,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근거를 만들어내는 유일한 합법적 중심은 다름 아닌 현직 대통령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측근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왕은 결코 강력한 왕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위기를 활용하여 러시아 정체성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외적(미국과 유럽연합), 내적(반정부적 자유주의 성향의 인텔리) 적들에 대한 대립을 통해 일정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예컨대, 레바다 센터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월, 단 8%의 응답자가 “현 세계의 다수 선진국들이 러시아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적으로”라는 항목을 선택했다면, 2016년 1월, 같은 항목을 선택한 응답자는 무려 30%에 달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저급한 방법을 활용한 것이다. 왜냐하면, ‘타자’에 대한 배제와 대립을 통한 부정적 정체성의 형성이라는 낡은 메커니즘은 극히 위험할 뿐만 아니라, ‘적대시 된 타자’의 구체적 모습에서 부정적 색체가 없어지면 이러한 정체성의 기초 또한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남동부와 그 주변 지역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공식적 수준에서 빈번하게 ‘루스키 미르’의 수호라는 의미로 평가된다. 키릴 총대주교의 의견에 따르면, “루스키 미르에는 러시아는 제외하고도 고대 루시의 공간에 존재하는 여러 독립 국가들이 포함된다. 이들 국가들은 스스로 공통의 문명적 소속감을 느끼고, 민족 간 소통을 위한 언어로 러시아어를 사용하며, 러시아 문화를 발전시키고, 공통의 역사적 기억과 사회건설의 공통 가치를 보존하고 있다.” 실제로 ‘루스키 미르’의 주요 표식으로 공통의 역사, 러시아어, 러시아 문화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는 민족국가들 사이의 물리적 경계에 의해 나뉠 수 없는 다양성 속의 어떤 정신적 통일성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루스키 미르’의 핵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이다. 이런 점에서, 러시아가 탈소비에트 국가들 내에서 스스로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는 것은 서구 국가들이 자신들의 문화적·정치적 가치를 물리적으로 강요하는 것에 저항하여, ‘루스키 미르’에 포함된 여러 민족들()로 하여금 실질적인 자기결정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합목적적인 행위로 정식화됐다. 그러나 2013~2014년 유로마이단 시위 이후 우크라이나에서의 사태 전개는 급진적인 반러() 우크라이나 종족 민족주의와의 충돌을 통해 ‘루스키 미르’의 전일성이라는 개념의 실현 가능성을 회의케 했다. 결국, 새로운 통합 (문명) 프로젝트의 토대, 그리고 권력의 정당화 수단으로서 정교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착수됐다. 예컨대, 그러한 시도는 이미 러시아라는 개별 국가의 틀 속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근외(近外)의 정교도 ‘동포’ 일부를 ‘러시아 민족’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수행되고 있다. 이로써 ‘전통적 가치’와 러시아() ‘국가·문명’의 자족(自足), 러시아 역사 속의 긍정적 영웅들과 긍정적 장면들의 자국 역사로의 소환, 수천 년간 러시아 문명의 정신적, 도덕적 토대를 형성해온 전통적 가치에 대한 호소 등이 공식적인 정체성 담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스미스(Anthony Smith)가 언급한 것처럼, 시민적 민족 이념은 민주주의 조건하에서 선거 우위를 점하는 집단, 즉 사회적 집단으로서 종족적 다수의 이데올로기이다. 반대로 민족에 대한 종족적 견해는 종족적 소수에 의해 견지된다. 특히 이들은 기존 공동체 내의 위기 또는 그들 문화에 대한 강제적 변화의 위기가 발생할 때 그러한 입장을 강하게 드러낸다.5) 그러나 러시아의 상황은 이와 많이 다르다. 현재 러시아에서 종족적 다수의 이름으로 논의를 주도하는 자들은 시민적 민족 모델이 아닌 제국적·종족적 민족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2014년 11월 11일 제18차 전세계러시아민족대회에서 채택된 「러시아 정체성 선언」에 따르면, “러시아인()은 다른 종족적 선호를 갖지 않고, 러시아어로 말하고 생각하며, 정교를 민족적·정신적 문화의 기초로 인정하고, 단결을 러시아 민족의 ‘천명’으로 느끼며, 자신을 러시아인()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특히 선언문은 “모든 러시아인()은 정교를 자신의 민족문화적 기초로 인정해야 한다. ... 이에 대한 부정, 특히 다른 민족문화의 종교적 기반에 대한 탐색이 러시아 정체성의 약화를 초래했으며, 이 과정은 러시아 정체성이 완전히 소멸될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흥미로운 점은 ‘해야 한다’라는 표현이 잘 보여주는 것처럼 동일화(identification)를 자각(自覺) 행위가 아닌 정치적 명령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자각 행위(러시아인 - 스스로를 러시아인으로 간주하는 사람)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개념정의로부터 시작되는 이 선언문은 규범적 정치이념적 명령(정교에 대한 입장, 그리고 ‘민족의 천명으로서의 단결’ 등과 같은 기타 불명확한 기준)으로 마무리된다. 그뿐만 아니라, 선언문 본문에서는 (종족적 의미의) ‘러시아의’가 (시민적 의미의) ‘러시아의’를 완전히 대체하고 있으며, 국가 내 통합 정책의 기초로서 제안되고 있다. 이로부터, “시민적 러시아 공동체의 창출에 있어서 러시아 민족의 중심적이고 단합된 역할”, 국가형성 민족으로서 러시아인의 지위에 대한 법적 강화 등에 대한 호소가 논리적 근거를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상기 형태의 민족 정체성 구성 결과는 기존의 그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즉, 설정된 목표가 달성 되지 못할 것이라는 근거는 충분하다. 왜냐하면 광대한 다종족적·다종교적 러시아에서 종족문화적·종족언어적 총체로서의 민족 개념에 따른 민족건설 프로젝트가 시도되고 있으며, 또한 이러한 기획 속에 내재한 거대한 분쟁의 가능성이 완전하게 무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어로 번역되는 나의 첫 책을 통해 한국 독자들이 러시아와 탈소비에트 국가들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현상들을 더욱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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