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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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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무너지는 성 일어서는 폐허>

김정배

1977년 진안 마이산 자락에 있는 달구름마을에서 태어났다. 2002년 사이버 신춘문예 시 부문에 「무명 가수는 누군가를 닮아 있다」 외 4편이 당선되었고, 2019년에는 월간 『시인동네』 신인문학상(평론)을 수상했다.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공부했으며, 동대학원에서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죽음 의식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글마음조각가라는 별칭으로 시인, 문학평론가, ‘오른손잡이지만 왼손 그림’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글마음조각가의 한 뼘 미술관 ‘월간 그리움’ 운영자, 인문밴드레이의 프로젝트 멤버이기도 하다. 또한 원광대학교 인문대학 문예창작학과 부교수로 재직하면서 페르케스트와 포트폴리오 독립생활자의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는 비평집 『라그랑주 포인트에서의 시 읽기』, 시평집 『나는 시를 모른다』, 포토포엠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는 하루』, 『사진이라는 문장』, 시화집 『이별 뒤의 외출』, 그림책 『사과꽃』을 펴냈으며, 그린 책으로는 『엄마의 셔츠』와 『이상형과 이상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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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무너지는 성 일어서는 폐허> - 2024년 2월  더보기

범선이나 증기선을 발명한다는 것은 곧 난파를 발명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열차의 발명은 탈선의 발명이며, 자가용의 발명은 고속도로 위에서 일어나는 연쇄 충돌의 발명이고, 비행기의 발명은 곧 추락의 발명이다. ―폴 비릴리오 두 번째 비평집을 묶는다. ‘무너지는 성, 일어서는 폐허’는 언젠가 비평집을 묶는다면 책의 제목으로 삼으려고 염두에 둔 문장 중 하나다. 좋은 비평의 정신은 누군가 견고히 쌓아 놓은 ‘성’(城)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그 경계를 무너트리고자 하는 ‘폐허’의 정신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믿는다. 또한, 아무것도 구해 낼 수 없는 폐허라 할지라도 그 풍경 안에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 낸 비평의 생명력을 극진하게 보살피는 마음도 여기에 속한다. 그래서 비평은 늘 까닭 없이 분주하고 홀로 더듬거리며 상대 없이 사랑하고 스스로 패배를 자초하기도 한다. 고백하자면 내 글쓰기의 내구성은 ‘실패’ 그 자체에서 발생한다. 사뮈엘 베게트가 전한 위로의 메시지처럼 “시도했고, 실패했다. 상관없다. 다시 하기. 다시 실패하기. 더 잘 실패하기.”에 맞닿는다. 특히 나에게 있어 시인들의 시를 읽고 비평문을 쓰는 일은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시인들이 발표한 시를 읽을 때마다 시가 무척 쓰고 싶었고, 그런 마음으로 책상에 앉을 때마다 나는 결국 한 줄의 시도 쓰지 못하고 좌절하는 내 모습만을 확인하곤 했다. 그때마다 나를 위로했던 것은 시 읽기였다. 그러니까 내 비평의 출처에는 시인들이 애써 허락해 준 일어서는 폐허가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2014년부터 시작해 최근 2023년까지 근 10년 동안 문학잡지에 기고했던 결과물이다. 처음부터 글의 체계를 생각하고 쓴 비평문이 아니기에 두서없어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폐허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게 비평의 역할이듯 문학의 의미와 존재 양식에 대해 제 나름의 해명과 문학 주제별 특징을 정리하다 보니, 나름대로 비평집의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다. 폴 비릴리오의 전언처럼 이 비평집은 다양한 발명보다는 ‘난파’와 ‘탈선’과 ‘충돌’ 그리고 ‘추락’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쓴 글일지도 모른다. 그 폐허의 감정을 꽤 오랫동안 관찰하고 습득하면서 나는 이내 그것들을 다시 사랑하게 되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1부에 실린 글들은 시인들의 개인 시집에 붙인 발문 혹은 해설이다. 첫 독자로서 미적 모험의 임무를 흔쾌히 허락해 준 시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부에 실린 글들은 문학잡지에서 특집으로 다룬 내용이다. 글을 쓰면서 아름다운 시인들의 삶과 고색창연한 시 창작의 원리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3부에 실린 글들은 시집에 관한 서평의 모음이다. 몇 년 동안 시와 내외하고 있을 때 시와의 끈을 놓치지 않게 도움을 준 고마운 기억들이다. 4부에 실린 글들은 2022년과 2023년 사이 문학잡지에 수록된 시인들의 시를 읽고 쓴 시평들이다. 모두가 한결같이 자신만의 굳건한 시의 영토를 구축한 작품들이다. 내 파편 같은 글들이 해당 시인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언제나 그렇듯 비평문을 쓴다는 것은 내게 젠가 놀이의 하나처럼 여겨지곤 한다. 이 비평집이 젠가 놀이의 몇 번째 조각으로 기억될지는 나도 모른다. 무너지는 성의 마지막 벽돌일지 아니면 일어서는 폐허의 첫 새싹이 될지 사실 가늠조차 하기 힘들다. 분명한 것은 시가 머문 자리마다 비록 폐허일지라도, 비평이 끝내 기억해야 하는 지번은 결국 사랑이라는 것. 내 곤궁한 글쓰기의 여정에도 그런 사랑의 조각들이 깃들길 바랄 뿐이다. 2023년 겨울 글마음조각가 김정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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