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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문학일반

이름:오양진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9년, 대한민국 인천

최근작
2023년 12월 <문학의 이유>

오양진

1969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2000년 제1회 중앙신인문학상([중앙일보])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했다. 연구서 [소설의 비인간화](월인, 2008), [데카당스](연세대학교출판부, 2008), [문학적 서사와 서사적 문화](한국학술정보, 2013), [성격과 모더니티](청동거울, 2018), 평론집 [중심의 옹호](서정시학, 2008), [쉰 목소리로](황금알, 2013), [물러섬의 비평](푸른사상, 2018), [문학의 이유](파란, 2023) 등을 썼다. 2023년 현재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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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문학의 이유> - 2023년 12월  더보기

조지 손더스의 ‘똥 무더기 언덕’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미국의 소설가 조지 손더스는 작가 지망생이었을 때, 아니 이미 작가로 이름을 얻은 이후에도, ‘헤밍웨이라는 높은 산’을 등산하며 열등감으로 괴로워한다. 그리고 거기서는 모방의 시종일 뿐 결코 자기 자신이 될 수 없다는 깨달음과 함께 그 산을 비틀거리며 내려오다 어떤 ‘똥 무더기 언덕’과 마주친다. ‘손더스 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그 작은 똥 무더기를 바라보며 조지 손더스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거 너무 작은데. 게다가 이건 똥 무더기 언덕이야.’ 그렇기는 하지만, 거기에는 내 이름이 있었다. 이것은 어떤 예술가에게나 중대한 순간(승리와 실망이 결합된 순간), 만드는 과정에서 스스로 통제하지 못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고 마음에 든다고 완전히 자신할 수도 없는 예술 작품을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다. 이것은 작다. 우리가 원했던 크기보다 작다. 하지만 그 이상이기도 하다. 대가들의 작품과 비교하여 판단하면 작고 약간 한심하지만, 그래도 있는 건 분명하고, 다 우리 거다. 내 생각으로는 그 지점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수줍게 그러나 대담하게 똥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언덕 위에 올라서서 그게 커지길 바라는 것이다. 이미 미심쩍은 이 은유를 더 끌고 가자면 그 똥 언덕을 커지게 하는 것은 우리가 거기에 퍼붓는 노력이다.(조지 손더스,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정영목 역, 어크로스, 2023, pp.175-176.) 자학을 자부로 전환하는 조지 손더스의 은유에 기대 내 비평적 재질이 가진 볼품없음과 평범함을 변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손더스의 ‘똥 무더기 언덕’에 빗대 나의 ‘똥 더미’를 조지 손더스급으로 격상시키려는 볼썽사나운 책략을 숨기고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나는 다만 자학이 자부가 되는 그 마법적 전환의 순간이 보편적인 인간 심리와 관련된다는 점에 주목할 뿐이다. 아울러 탁월성에 미치지 못한 채로 낮은 수준의 작업을 계속하는 것은 그저 허영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을 떠올리고 싶다. 사실 누군가는 허영을 만족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의미 찾기를 위해서 보잘것없는 작업일지라도 그 실행에 절실하다. 나의 네 번째 ‘똥 더미’를 내놓는다. 이 ‘똥 더미’를 커지게 하는 것은 “우리가 거기에 퍼붓는 노력이다”라는 조지 손더스의 말에 용기를 얻어, 또 내 ‘똥 더미’가 조지 손더스의 ‘똥 무더기 언덕’에 가까운 무언가가 되길 간절히 바라며.

- 책머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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