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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우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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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교육학에의 초대>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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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이해와 자기 이해를 위한 공부 저는 헬렌 켈러와 자서전에 대해서 상식적인 이해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장애의 역경을 극복한 위인, 헌신적인 교사의 노력, 자서전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논란 정도가 그것입니다. 저는 번역서를 일독하면서 이전에 생각해 보지 못했던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가 배운 점을 번역에 참여했던 고등학교 학생들의 언어로 표현해 보고 싶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이렇게 느끼고 생각했으리라고 상상하고, 또 믿습니다. 이것이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고등학교 학생들입니다. 영어 공부를 같이 하게 된 것을 계기로 함께 의미 있는 일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영어책 한 권을 함께 읽고, 같이 번역해 보는 것입니다. 잘 알려진 얘기를 담고 있는 헬렌 켈러의 자서전을 함께 읽었습니다. 쉽게 시작했지만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읽고 이해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교과서와 교재에서 읽던 예문과도 많이 달랐습니다. 수없이 등장하는 동·식물명과 고유명사도 어려움을 더해 주었습니다. 다시 읽고 또 고치는 일을 수없이 반복했습니다. 겨우 초고를 완성하고 함께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소중했던 것은, 서로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면서 공동의 이해에 이르게 되는 과정에서 경험했던 협력과 인내심이었습니다. 이해하는 일에 공동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칫 헬렌 켈러의 얘기는 장애와 고난을 극복한 위인 얘기로 들릴 수 있습니다. 우리의 나태함과 나약함을 탓하고 반성하라는 얘기로 들릴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보통의 인간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 관점을 배웠습니다. 우리 스스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을 움직이고, 걷고, 말하고, 읽고, 서로 얘기를 나눌 수 있으며, 세상을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결코 하찮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다고 해서 결코 저절로 이루어진, 범상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능력들은 엄청난 집중과 노력이 투여된 인간의 위대한 도전이자 성취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늘 부족과 결핍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인간을 그리고 자신을 탓하는 데에 익숙해 있습니다. 그렇지만 헬렌 켈러의 감동적인 노력과 성취는, 우리 모두가 지니고 있는 경험과 능력에도 그대로 배어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그런 만큼 우리는 인간을 긍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와 선생님의 끊임없는 잔소리와 야단에 대해서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귀찮기만 했던 어머니와 선생님의 잔소리와 야단이, 사실은 인간의 위대한 성취를 가능하게 했던 기대와 축복의 기도였습니다. 만일 그것이 없었다면 우리의 일상을 가능하게 하는 말과 행동, 생각을 배울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설리번 선생님의 헌신과 노력을 빼고 헬렌 켈러가 장애를 극복하며 이룬 성취를 상상할 수 없듯이, 우리 곁에 언제나 존재하는 어머니와 선생님이 없다면 우리는 한갓 몸과 몸짓으로만 남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은 헬렌 켈러의 대학 생활 이후 성인으로서의 삶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도 큰 소득이었습니다. 단순한 영어 공부가 이제는 한 사람의 일생을 온전하게 이해해 보려는 기대와 관심으로 진화하였습니다. 우리들은 대학에 들어가 좀 더 공부를 하고 나서 헬렌 아주머니, 헬렌 할머니가 남긴 글을 함께 읽고, 번역해 보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은 초기 헬렌 켈러의 편지까지 번역하여 덧붙이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자서전에 대한 당시의 사회적 논란이 단순한 진위 문제를 넘어선다는 점을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어서입니다. 인간의 언어 발달, 신체적 감각과 언어 발달의 관계와 같은 주제들은 지금도 많은 학자들이 씨름하고 있는 연구 문제라는 것이 약간 이해되기도 하였습니다. 헬렌 켈러의 경험과 얘기가 인간의 언어 습득과 언어 발달을 연구하고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그것입니다. 영어 공부라는 소박한 목표에서 출발한 우리들의 번역은, 한 인간에 대한 동정에서 공감으로, 또 공감에서 이해로, 그리고 우리들 자신에 성찰과 질문으로 이어진 힘들고 긴 공부의 과정이었습니다. 100년 전쯤 헬렌 켈러가 살았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또 고풍스러운 영어 문투에도 익숙하지 않아서 번역에 어려움이 컸습니다. 훗날 우리들이 좀 더 성장하여 다시 번역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우리들은 영어 공부를 이끌어 주신 선생님께, 그리고 끈기를 갖고 격려하고 배려하며 함께 공부했던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함께 배꼽을 쥐며 웃었던 구절이 생각납니다. 어린 헬렌이 바다에 빠져 실컷 바닷물을 들이키고 겨우 구제되어 나와 하는 말, “도대체 바닷물에 소금을 집어넣은 사람이 누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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