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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정낙추

성별:남성

출생:1950년, 대한민국 충청남도 태안

직업:시인

최근작
2021년 12월 <노을에 묻다>

SNS
jnchu@hanmail.net

노을에 묻다

겨울 문턱이다. 내가 낳은 ‘소설’이라는 자식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다. 老産으로 겨우 세상에 나왔는데 터울마저 띄엄띄엄하다. 그 누구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고 나도 잊을 정도로 방치했었다. 할 말도 안 할 말도 때가 있다고 소설로 불러낸 인물들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 같다. 오래된 시간으로 들어가서 나와 마주했던 그들에게 고단한 삶을 살았다고 인생이 하찮은 게 아니듯이 변하는 것이나 변하지 않는 것이나 시간이 지나면 다 오래된 것이 된다고 변명을 늘어놓는다. 내 자식들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드물어도 괜찮다. 나 역시 내 자식들에게 칭찬도 연민도 하고 싶지 않다.

미움의 힘

땅 파먹고 살아온 날들 사람대접을 못 받았어도 괜찮았다 땅은 나를 무시하지 않았으니까 사는 동안 세상을 향해 어느 만큼은 분노했고 사랑했다 이제 마감할 시간이다 공들여 땅에 글 씨앗을 뿌렸으나 결실이 시원찮다. 그래도 괜찮다 욕심을 더 부려서는 안 되리라 세상엔 내가 미안해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다 2016년 가을 태안에서 정낙추

복자는 울지 않았다

이야기는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사라진다. 젊은 시절엔 나도 무수히 이야기들을 만들었으리라. 그러나 그때는 내 주변의 시대 상황과 삶이 이야기라는 생각을 전혀 못했다. 눈앞에 펼쳐진 고단한 일상에 매달려 소중한 이야기를 잊어버리고 살았는지 모른다. 늦었지만 사라진 이야기를 어투와 몸짓까지 생생하게 복원하고 싶다. 세상은 눈으로 보는 이야기로 넘쳐난다. 보는 이야기는 너무 선명하여 다르게 생각할 겨를도 내면을 성찰할 마음의 여유도 주지 않는다. 눈으로 보는 이야기가 판치다 보니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사라져간다. 어린 시절 내게 이야기를 들려주던 입담 좋은 우리 동네 농사꾼들은 다 돌아가시고 어느새 내가 이야기를 할 차례가 됐다. 그런데 둘러보니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도 드물고 이야기마저 빈약하다. 농사를 지으며 일터에서 주고받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얼기설기 엮어봤다. 내가 쓴 이런 이야기가 소설이라는 이름을 빌려도 흉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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