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산간벽촌에서 태어나 소학교(초등) 입학 때부터 일본 말을 가르치는 학교에 보내느냐 마느냐로 증조부와 조부 부친의 시국관 차이로 하여 어린이시절에 취학부터 2년이나 뒤늦게 시작한 얄궂은 운명의 소유자.
타향살이로 시작한 광주사범 재학 중 어수선한 시대(6·25전쟁)로 하여 감옥살이까지 해 본 연후에 어렵사리 진학하여 조선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취직된 호남신문사도 정의감에 불타던 젊은 혈기에 우여곡절의 50년대 말에 기자직을 사직하게 되어 전전긍긍하다,
만용으로 1962년에 단신 상경하여 가까스로 얻은 직장생활, 서울특별시청 근무기간에도 중상모략으로 억울하게 두 차례나 ‘파면’이란 수모를 당했으나 사필귀정으로 복직되곤 하여 30년 근속 후 정년(은퇴)하였기에,
연금으로 노후를 탈 없이 지내던 90년대 말에는 대장암과 폐렴이란 중병으로 두 번이나 사경을 겪었는데도 살아남았으니 사주팔자는 그리 나쁘지 않아 주어진 시련을 통하여 그런대로 세련되어 덤으로 살아가는 인생이 어느새 90을 넘긴 노쇠한 육신이라,
보행은 불편하지만 아직 정신은 맑아 시답지 않은 시집이지만 이번에 다섯 번째 저서로 이 졸작을 출판하게 되니 나름으로는 감개무량하여 두루두루 감사하고 얼마 남지 않은 삶에도 정성을 다 할 것을 다짐하면서,
후대들에게 간절히 바라노니 부디 ‘책사랑’ 정신으로 일상에서 독서를 즐김으로써 의식 수준을 높여 보람찬 삶을 꾸려 올바른 역사의식으로 국태민안(國泰民安)되게끔 민주국가의 주인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니 경륜에서 하는 선대들의 잔소리도 꼭 귀담아 주기를 소망하노라.
2021년 겨울
院谷文學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