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권시절 대학을 입학한 나에게 문학한다는 것은 특별한 사건이었다. 문학 청년이 된다는 것은 대단한 각오를 필요로하는 것이었고, 자긍심이 있는 사건이며 결단이었다. 그래서 대학생으로서는 순간 순간 비장했었고 윤동주적 문학청년의 분위기 속에서 스물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기성 작가가 된 후로는 문학한다는 자긍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것은 우선 나 개인의 탓이겠지만 나아가서는 사회의 전반적인 흐름인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그것대로 좋은 변화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지금까지 문학은 하는 일에 비해서 너무 과분한 대접을 받아왔던 점, 없잖아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학의 죽음, 작가의 죽음이란 소재로 글을 쓰게 된 것은 줄거리가 엉성하고 거칠지만 문학에 대한 포기할 수 없는 희망과 애정 때문이 아니었던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