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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안성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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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해바라기 머리와 저녁 발자국>

안성길

1987년 무크지 《지평》과 《민족과 지역》으로 등단
시집 『빛나는 고난』 『민달팽이의 노래』 외 3권
평론집 『고래詩, 생명의 은유』 『지역문학, 그 날것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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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고래詩, 생명의 은유> - 2017년 11월  더보기

고래, 그 불꽃이 생명의 바다에 불타오르길… 7·80년대에 청년 시절을 살았던 세대들이면 누구라 없이 목이 터져라 따라 부르던 송창식의 「고래사냥」1)에 등장하는 “고래”는 그야말로 당대 젊은이들의 가슴속에 자리한 청운의 푸른 꿈과 고뇌를 상징했고, 시인 정호승은 「고래를 위하여」에서 “마음속에 고래 한 마리 키우지 않으면 청년이 아니”라고까지 하였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현실의 동해 울산바다 생태계에서는 그 시절, 북방긴수염고래, 귀신고래, 대왕고래, 향유고래 등 대형 고래들이 그동안의 무수한 남획에 거의 멸종되다시피 하기에 이르러 마침내 국제포경위원회(IWC)는 1986년부터 상업포경 모라토리엄(Moratorium)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생태계의 파괴로 인한 삶의 위기가 대형 고래는 물론이고, 우리네 인간을 넘어 모든 “생명”의 생존으로까지 그 절박함이 확산되어 한국 현대문학 전면에서 환경시나 생명시의 모습으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에 들어서이다.2) 그로부터 다시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생명시의 하위 분류라 할 수 있는 일군의 “고래시”가 비로소 현대시의 일각에서 의미 있는 모습으로 대두되기에 이르렀다. 이 글에서 앞으로 필자가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이런 저간의 고래시의 제 양상을 개략적으로나마 분석하고 종합·정리를 시도하는 것은 우리 문학사에서 고래시의 현실 상황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데 약간의 보탬이 될까해서이다. 그런데 우리 시에서 고래가 본격적으로 다루어진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고래시에 대한 정치한 정의는 아직 없다. 따라서 우선 성기게나마 고래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언급이 순서일 듯하다. 일차적으로는 고래를 대상으로 쓰인 시문학 또는 고래가 작품의 주제로 다루어진 시문학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실제 작품들을 살펴본 결과 고래와 관련이 깊은 울산의 장생포, 고래와 한반도인들의 역사적 시원성을 증명해주고 있는 반구대 암각화, 포경선, 포경과 관련된 직·간접 체험 등과 연관하여 창작된 상당수의 작품들이 흘러 나가버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앞서 언급한 범주에다, 고래를 작품의 중심 이미지나 중심 소재로 다루거나 고래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장소나 체험 등을 형상화한 작품들로 외연을 넓혀 “고래시”로 정의한다. 이 글에서 주로 다룰 작품들은 필자의 현실적 처지와 한계를 고려하여 《울산작가2005》(2004년 제4호)3)와, 제57차 국제포경위원회 울산회의 기념시집 『고래의 노래』(문학사상, 2005)4), 제1회 고래의 날 기념 109인 사화집 『울산바다 고래봐라』(푸른고래, 2009)5), 《고래와 문학》(2010년 여름·창간호)6), 《고래와 문학》(2013년 봄·통권3호)7) 등에 실린 고래시들을 중심으로 하며, 미처 다루지 못한 고래시들은 다른 기회로 돌린다. 다만, 논의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에는 그 외의 책에 실린 일부 작품들도 범위에 넣는다. 고래시에 대해 최초로 관심을 보인 평론가는 《울산작가2005》 특집에서 “詩 속에 나타난 고래 이미지”를 쓴 남송우이다. 그는 여기서 허먼 멜빌의 『백경』의 일부 내용을 인용하며 문학에서 고래가 공포와 절망, 암흑과 지옥 등 부정적 이미지로 먼저 그려졌음을 언급한다. 또한 정일근의 「울산의 봄」을 통해서는 그리움의 대상으로, 홍수진의 「반구대 고래 암각화·2」에서는 원시적 생명 세계에 대한 열망으로, 안도현의 「고래를 기다리며」, 전홍준의 「금정산」 등등을 거론하며 한국현대시에서 보이는 고래 이미지는 인간과의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 인간이 지향하는 세계를 상징하는 이미지의 한 주체이며, 그리움의 대상으로 노래되고 있다고 보았다. 그런데 남송우보다 좀더 넓은 범위에서 체계적으로 고래시를 다룬 이들은 김성곤·알렉 고든 교수와 구모룡 평론가 등이다. 김성곤·알렉 고든은 『고래의 노래』(문학사상, 2005) 작품 해설 “별이 빛나는 하늘과, 바다의 도덕률 사이에서”를 통해 “한국의 시인들은 심해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고래, 그리고 이제는 우리를 떠나가 버린, 그래서 우리가 상실한 고래가 과연 현대인의 삶에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각기 다른 시각과 목소리로 천착하고 있다.”고 보았으며, 보다 구체적으로는 고래를 첫째 평생 추구하는 낭만적 꿈, 둘째 인간 존재의 상징적 은유, 셋째 인간이 상실한 목가적 이상(理想), 넷째 인간이 지켜야할 생태계의 마지막 보루, 다섯째 예술적으로 형상화되어 우리의 삶과 사회를 성찰하는 좋은 모티프, 여섯째 우리가 추구하는 비전과 이상의 은유, 일곱째 그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인생의 신비한 수수께끼, 끝으로 여덟 번째 하염없는 기다림과 강렬한 그리움의 대상 등으로 정리하고 있다. 한편 구모룡은 지난 2010년 6월, 정일근 시인이 주도하는 “고래를 사랑하는 시인들의 모임”에서 발행한 《고래와 문학》 창간호, 특집 「2010 고래의 날 기념 고래문학 세미나」의 발제문 「고래, 생명과 희망의 시적 지평」에서 “고래시의 시적 지평은 1)반구대 암각화를 매개로 시원과 야성을 지향하는 것 2)동해바다 고래를 청춘의 꿈과 상처의 표상으로 상상하는 것 3)고래를 사랑과 생명과 평화의 이미지로 그려 미래 지향적 비전과 결부하는 것 4)구체적인 장소인 장생포의 역사와 그것의 재탄생과 연관시키는 것” 등으로 분류해 구체적인 해당 작품들과 함께 자세하게 접근했다. 이 외에도 고운기, 서철원 등은 삼국유사 등 과거의 문헌에 나타나는 “드센 고래로서의 왜(倭)”8)에 대한 인식을 진지하게 논의했으며, 시인 김종경, 김만수, 안성길 등도 나름의 고래시에 대한 인식9)을 보였다. 특히 김종경은 발제자 구모룡의 고래시에 대한 네 분류를 전부 수용하면서도 더욱 많은 고래시의 생산을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서는 “네 가지 정도의 조건”10)이 더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어 주목된다. 또한 안성길은 한국현대 고래시의 대표적 작가라 할 수 있는 정일근의 “고래 이미지를 다룬 시” 10여 편을 집중 분석하여 일정한 성과11)를 보이기도 했다. 이상의 기존 성과들을 바탕으로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고래시의 양상”은 앞서 확보한 텍스트들을 분석하고 분류하는 과정에서 크게 여섯 갈래 정도의 방향으로 정리되었다. 이 책에서는 첫째, 작품이 다루고 있는 중심소재에 대한 구체적 인식을 위해 반구대, 장생포 등 공간과 고래와의 관계를 먼저 살펴본다. 이어서 둘째로 생태·생명시의 하위 분류인 한국 현대의 고래시가 중심소재인 고래를 이미지의 측면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형상화하고 있는가를 접근해 보고, 셋째, 중심소재인 “고래”와 “포경”에 대한 작가들의 인식의 제 양상을 살펴보고, 넷째, 고래시에 대표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주제적 측면을 접근해 보고, 다섯째, 고래시를 그 형상화 방법과 표현기법의 시각에서 살펴보고, 마지막으로는 “귀신고래”에 대한 여러 시인들의 인식 양상 등의 순서로 살핀다. 여기서 이 책의 제목을 처음에는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고래시의 양상”으로 붙였으나 출판을 위한 편집과정에서, 대개의 논문이나 평론들에서 보이는 학문적 딱딱함이 문제로 지적되어 그를 누그러뜨리는 여러 논의 끝에 “고래詩, 생명의 은유”로 바꾸게 되었다. 이 글이 처음 발표된 매체는 지난 2014년 4월 25일 발행된 《고래와 문학》(2014, 봄·통권4호)이다. 울산광역시가 매년 4월 25일을 “고래의 날”로 제정한 사실에 맞춘 것이다. 이때는 고래시의 공간과 이미지 등 주로 글의 앞부분이 담겼고, 이듬해에 나온 《고래와 문학》(2015, 여름·통권5호)에 그 나머지가 발표되었다. 이후 《海洋과 文學》, 《문학울산》 등 문예지에 각 챕터별로 집필하면서 완성된 내용의 일부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들 원고를 최종 수정 종합한 원고가 2017년 울산문화재단으로부터 창작기금 수혜대상으로 선정됨에 따라 비로소 평론집으로 출간되기에 이른 것이니 울산문화재단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졸고를 흔쾌히 맡아준 도서출판 푸른고래의 오창헌 대표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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