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문학박사)
제주도 서귀포에서 태어나 1993년 <한라일보> 신춘문예,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한 뒤, 필명 김규린으로 시집 『나는 식물성이다』,『열꽃 공희』를 펴냈다.
그 외 학술서 『현대시의 생태론』, 논문 「이성선 『山詩』의 세계인식과 불교생태학적 의미」, 「젠더 관점에서 바라본 강은교의 여성적 시쓰기」, 「박재삼 시에 드러난 자연의 불교생태학적 의미」,「에코페미니즘 시 연구」 등 20여 편이 있으며, 제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세상을 향해
한 번도 울부짖은 적 없이
이렇게 흘러버린 나를
용서하고 싶다
돌아본 자리에 허망하게
썰물로 키질하는
헝클어진 꽃 하나 너울거린다
너울거린다
나는 안다
꽃이 이토록 청승맞은 물살에
떠밀려가는 이유를
꽃은 언제나 꽃일 뿐이다
이유가 합리적이지 않을수록
그 이유는 특별하게
가혹하고
가혹한 꽃술을 묻힌 꽃잎들은
진저리쳐지게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