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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김금화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31년, 황해도 연백

최근작
2015년 1월 <김금화의 무가집>

김금화

1931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났다. 12세 때 무병을 앓은 후 17세 때 큰무당이던 외할머니 김천일에게 내림굿을 받았으며, 현역 무당들을 따라다니면서 굿 현장의 경험을 쌓았다. 2년 뒤 혼자 대동굿을 할 만큼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독립했다. 20세인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인천으로 피난하여 활동하다가 새마을운동과 미신타파 움직임 속에서도 1965년 활동 무대를 서울로 옮겼다. 1967년 전국민속경연대회에 참가하여 ‘연평노래’와 배연신굿 공연으로 개인상을 받으면서 신문·방송 등 언론에 처음 소개됐다. 1982년 한미수교 100주년을 기념한 미국 공연 이후 국제적 주목을 받기 시작한 뒤 줄곧 나라굿을 도맡아왔다. 이후 스페인, 러시아,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중국, 이탈리아, 일본 등에 초청받아 순회공연과 강의 등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한국의 굿이 지닌 종교적·예술적·문화적 내용과 가치를 널리 알려왔다. 레비 스트로스가 한국에 왔을 때 특별히 참관한 굿이 김금화의 만수대탁굿이었다. 1985년 서해안 배연신굿 및 대동굿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가 되었다. 1995년 65세 때 한중수교 3주년 기념행사에서 개막공연을 했으며, 호암아트홀에서 <김금화 대동굿>을 공연하였다. 2004년 백두산 천지에서의 대동굿, 독일 베를린에서의 윤이상 선생을 위한 진혼굿 등 국내외에서 수많은 굿 공연을 선보였다. 2005년 강화도에 건립한 서해안 풍어굿 전수관 ‘금화당’에서 서해안 풍어굿의 명맥을 이으며, 후학 양성과 한국 무속문화 전수에 힘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김금화의 무가집>(1995), <복은 나누고 한은 푸시게>(1995), <만신 김금화>(2014)가 있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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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만신 김금화> - 2014년 3월  더보기

만신의 길, 신과 인간 사이의 매개자 “만신이 된다는 것은 뭇사람들이 참지 못하는 고통을 숱하게 참아내는 것이다.” 내가 내림굿을 받던 날, 신어머니인 외할머니께서 내 손을 잡고 그렇게 말씀하셨다. 할머니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그때 나는 열일곱 살이었다. 내가 장차 어떤 길을 걸어갈 것이며, 그 ‘참지 못할 고통’이라는 것이 대체 어떤 것인가를 알기에는 어린 나이였다. 그저 다른 사람들은 듣지 못하는 신의 말씀이 내 가슴속에 넘쳐난다는 것만으로도 한없이 벅차고 행복했다. 세월이 흐르며 외할머니께서 말씀하신 ‘고통’의 의미를 하나둘 깨달아가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걱정거리를 대신 짊어져야 하는 고통, 세상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사가 되어야 하는 고통, 인간과 신들 사이를 매개하고 화해를 청하는 책임의 고통…… 때로는 내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절박하고, 그러면서도 무당이라는 까닭만으로 배척당할 때의 서러움은 말할 수 없이 컸다. 고단한 삶이 원망스러운 적도 많았다. 내게 이런 무거운 짐을 지운 신을 원망하고, 자신들이 필요할 때만 나를 찾는 얄팍한 사람들의 심사를 원망했다. 돌아서 남몰래 눈물을 흘린 적이 수도 없었다. 그러나 내 소임과 거기서 얻는 보람에 나는 이 모든 고통과 원망을 견뎌낼 수 있었다. 정확한 병명 진단도 받지 못하고 사경을 헤매던 사람이 나를 찾아와 기적같이 살아났을 때, 제대로 뜨지도 못하던 눈이 생명으로 빛나는 것을 보는 기쁨은 이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가 없다. 또 나를 찾아온 사람들의 근심거리가 해결되고 고민에 답을 얻어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의 보람도 말로 다 할 수 없다. 몇 번이고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그 사람들을 보며 나는 속으로 가만 되뇐다. “신령님, 정말 고맙습니다!” 뭇사람들이 참지 못할 고통을 감내해야만 얻을 수 있는 보람, 그것이 신의 제자로 선택받은 내 운명인 것이다. 올해는 내게 여러모로 특별한 해다. 내가 무당의 길에 선 지 60년이 되는 해고, 10년 만에 만수대탁굿을 하는 해이기도 하다. 신의 제자로, 한 여자로서 살아온 그 세월을 여기에 담았다.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싶었지만 한정된 페이지 때문에 여의치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내 기억속 지난날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려는 마음만은 처음과 끝이 한결같았다. 개인적으로 부끄러운 이야기들은 여러분의 격려를 떠올리며 힘을 얻었다. 고인이 되신 조자용 선생님과 역시 고인이 되신 사진작가 김수남 선생님…… 두 분은 김금화와 우리 무속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길이 되고 지팡이가 되신 분들이다. 두 분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황해도 대동굿’과 ‘서해안 풍어제’를 무형문화재로 보존하는 데 힘써주신 모든 분들, 도올 김용옥 선생님, 나를 다져주시고 후원해주시는 분들께도 감사드리고 싶다. 올 10월, 진정으로 우리 무속을 아끼고 보존하려는 마음을 가진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건립된 강화도 ‘금화당’에서 풍성하게 만수대탁굿을 벌일 계획이다. 나라살림으로 보아서나 각 개인 형편으로 보아서나 어려움이 많은 때이기에 만수대탁을 앞둔 내 기대와 다짐도 특별하다. 무엇보다 이번 굿에서는 반목과 대립이 사라지고 편안한 나라가 되기를 기도하고 싶다. 편치 않은 나라살림 주름이 활짝 펴서, 마음 착한 우리 국민 모두 넉넉한 살림 되게 해 달라고 정성을 다할 생각이다. 또 나를 아끼고 금화당을 후원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만사형통하시고 복되시기를 간절하게 빌어드리고 싶다. 힘든 세상살이 근심걱정에 지친 모든 분들이, 김금화가 건네드리는 복 잔을 받으시고 함께 그 복을 나누시기를 짐심으로 바란다. 주변을 돌아보면 세상을 값지게 살아가는 분들이 많다. 무의탁 노인이나 고아, 지체장애아들을 돌보는 일에 헌신하며 살아가는 분들을 보면 늘 부끄럽다.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그분들의 모습에 ‘나는 여태 무엇을 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무속문화를 인정하고 나를 아껴주시는 분들, 내 손을 잡고 건강을 기원해주고 격려해주시는 분들의 넘치는 관심과 애정에 또다시 용기를 내고 정진하는 마음을 다지게 된다. 일흔을 넘긴 나이, 조만간 맞게 될 여든…… 그 나이는 내겐 그저 인간 세상에 머무른 햇수에 불과하다. 지난 세월처럼 앞으로의 날들 역시, 나는 신과 인간 사이의 매개자로 무당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갈 것이다.

- 저자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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