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두 가지 차원에서 읽을 수 있다. 하나는 저자가 평범한 대도시의 샐러리맨에서 시골의 농부로 변신한 퀘이커Quaker, 즉 “가족의 크기에 적당한 마당과 마차를 이용한 이동, 깊은 고요, 신앙심 깊은 공동체, 손수 만든 소박한 옷, 힘든 육체 노동, 그리고 무엇보다도 깊어만 가는 땅에 대한 애정”으로 이루어진 생활을 선택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는 영혼의 여행기이다. 책의 매 장(章)을 성서 구절로 시작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저자가 영적인 관점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책의 또 다른 차원은 이 책이 미국인의 눈으로 본 미국사회에 대한 기행문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자동차를 포기하고 두 발로 직접 미국의 땅을 걸음으로써 비로소 미국의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된다. 자동차를 버리는 순간, 그동안 차창 밖의 건조한 이미지로만 존재하던 미국의 자연과 사람이 까칠하고 촉촉한 질감을 가진 실체로 다가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