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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영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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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이탈리안 알프스 여행기?>

김영완

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서양사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서울여대 등에서 서양사를 가르쳤다.
주요 저서로 『중부 유럽 경제사』(2016) (공저) 가 있으며, 다수의 서양사 논문을 집필하였고, 『미완의 천국 하버드』(2003), 『제이콥의 손』(2008) 등 여러 번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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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이탈리안 알프스 여행기?> - 2022년 8월  더보기

『이탈리안 알프스 여행기?』란 제목만 보고 혹시 여행지의 가볼 만한 레스토랑이나, 여행 중의 우여곡절, 지역에 얽힌 에피소드 같은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기대하고 이 책을 집어 든 독자라면 크게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여행지에서 우선 당장의 볼거리와 각종 여행 편의를 안내하는 내용은 없고, 주로 이탈리아 일대와 이에 연관된 지역의 오랜 세월에 걸친 경제사적 흐름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목에 물음표를 붙인 이유이다. 2017년 여름, 나는 나의 남편, 그의 고교 동창들과 함께 이탈리안 알프스에서 보름간 지내기로 하고, 서울에서 미리 찾아 예약해 둔 이탈리아의 코티나 담페초 산기슭에 있는 작은 집에 모였다. 우리는 이곳에 여장을 풀고 알프스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어느 날 나는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 땀을 닦으며 저 아득히 먼 아래에 점점이 장난감처럼 흩어져 있는 작은 집들과 그들을 이리저리 이은 길을 굽어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그곳에 아무 길조차 없던 시절, 혹은 아득히 먼 옛날 옛적부터 사람들이 오가느라 길이 생기기 시작하는 과정을 떠올렸다. 서울에 돌아와 여행 기록을 해두기 위해 지도를 펴 놓고서, 여행객들이 각기 다른 공항을 거쳐 모인 다음, 함께 돌아다녔던 길을 지도 위에서 따라가 보았는데, 그 길들이야말로 서유럽 최초의 상인들이 아주아주 오래전부터 생존을 위해 오간 주요 통행로들 가운데 일부였음을 확인하고는 매우 흥미로웠다. 우리가 비행기를 타고 날아 오간 항로며, 자동차로, 혹은 걸어서 돌아다닌 길들이 그렇게 유서 깊은 길이었구나! 내친김에 단순한 여행 기록을 넘어, 유럽 경제사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일이 애초보다 다소 커지게 된 것이다. 오랜 세월 서양 경제사 책들을 주로 읽으며 이를 다른 여러 역사적 사실, 문화 등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보는 습관을 길러 온 나의 어쩔 수 없는 한계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서 본격적인 서양 경제사 자체를 논할 생각은 없었다. 단지, ‘이탈리아 여행’을 핑계 삼아, 여행 기록을 남길 겸, 서양사, 혹은 서양 경제사 대가(大家)들의 기념비적인 역작들에 의존하여, 서유럽 가운데서도 특히 이탈리아반도에서 천 년에 걸쳐 이어진 중요한 한 흐름을 일반인들도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수준에서 스케치해 보고 싶었을 뿐이다. 결국 이런 일은, 달리 말하자면, 서유럽 문명의 최소한의 기본 개념을 정리해 보는 노력과 거의 일치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이 이탈리아 역사를 소재로 서유럽 문명의 기본적 특징 몇 가지를 서로 연관 지어보려 한 것이므로, 전문 학술적인 설명이나 그 출처와 자세한 주석 붙이기 작업 같은 것은 가능한 한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이 책이 매우 긴 역사를 최대한 압축한 것인 만큼, 책 내용의 모든 출처를 하나하나 밝히고,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에 관한 주석을 일일이 붙일 경우, 이런 작업이 그 원저자들에 대한 예의는 될지 모르나, 주객이 전도될 정도로 책의 부피가 커질 수 있고,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는 오히려 불편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독자들이 이 책을 읽을 때, 책에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들을 일일이, 또한 그들의 전후좌우를 세세히 확인하려 애쓰기보다는 책 내용의 전반적인 흐름을 좇아 서양문화의 기본 골격이나 개념을 이해하려고 하는 편이 훨씬 유익할 것이다. 필요할 경우 인터넷 검색의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 이 작은 책이 전형적인 경제사 책도, 전형적인 여행기도 아니지만, 그래도 짧은 기간에 서유럽 문화를 간단히 이해할 필요가 있는 사람, 서양에서 학업을 이어가려는 학생, 그곳을 여행하려는 사람들 등에게 간접적인 도움은 되리라고 믿는다. 이 책의 시각은, 책 본문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듯이, 요즘 우리나라 학계에 유행하는 ‘유럽중심주의를 벗어나자’는 주장들의 시각과는 많이 다르다. 이 글은 단지 평소에 내가 읽어 왔던 서양 경제사 대가들의 기념비적인 역작들에 의존하여 이 주제에 맞게 정리한 것일 뿐이지만, 요즘의 ‘탈유럽중심주의’의 관점에서 본다면, 전형적으로 유럽 중심적(Euro-centric)인 시각에서 유럽을 바라본 셈이 되었다. 사실 나로서는 탈유럽중심주의가 주장하듯이, 왜 우리가 유럽을 우리 식대로 봐야 한다는 것인 지, 이해하기 매우 어렵다. 그게 가능한 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또한 서양을 바라보는 우리 나름의 방식이라는 것이 애초에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탈유럽중심주의와 그에 대한 나의 노파심을 거론하는 것이 이 『여행기?』의 주제는 아니므로 이에 관하여는 이 책의 뒷부분에 ‘글쓴이 후기’로서 몇 가지를 간단히 덧붙여 보았다. 탈유럽중심주의적인 책으로 서양사를 배운 학생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서 그렇게 한 것이다. 아무것도 몰랐던 저자에게 오랜 기간에 걸쳐 아무런 제약 없이 서양 경제사에 대한 시야를 그다지도 넓고 자유롭게 틔워 준 양동휴 선생께 감사하다. 또한 어려운 시기임에도 원고의 출판을 기꺼이 맡아주신 박문규 사장님과 편집 작업에 애써주신 박효은 실장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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