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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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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밤을 채우는 감각들>

이건수

연세대학교 불문학과 및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하고, 프랑스 프로방스대학교에서 프랑스 현대시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충남대학교 불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본푸아 시집 『움직이는 말, 머무르는 몸』, 보들레르의 『벌거벗은 내 마음』, 『라 팡파를로』, 『우울의 고백』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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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어린 왕자> - 2014년 5월  더보기

작가이자 비행사였던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1900~1944)는 귀족 가문으로 리옹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나이에 부친을 잃었지만 형제자매들과 함께 낙천적인 모친의 사랑 속에 성장했습니다. 학업성적이 평범했던 그가 대학입학자격시험에 합격하던 1917년, 그해 여름 동생 프랑수아의 사망은 어린 왕자의 죽음에서 보듯이 그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해군사관학교에 낙방한 후, 어린 시절 비행기를 타본 잊지 못할 경험과 관심으로 공군에 입대해서 정비병을 거쳐 전투기조종사가 되었습니다. 제대 후에는 우편운송항공사에 취업해서 남프랑스 툴루즈에서 세네갈의 다카르를 잇는 노선을 담당했습니다. 비행기를 몰며 느꼈던 열사의 사막과 조종석에서의 고독은 활동적인 그를 사색적인 작가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1928년에 출간된 처녀작 『남방우편기』는 항공우편기 조종사 베르니스의 사랑과 주어진 임무에 대한 책임감, 사하라 모래 언덕에서의 추락사를 다룬 작품입니다. 이어서 1931년 페미나 상을 받은 두 번째 소설 『야간 비행』은 남미의 아르헨티나에서 새로운 비행노선을 개척하던 당시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것입니다. 주인공 리비에르는 안데스 산맥을 배경으로 폭풍우 속에서 부하 조종사들을 독려하는 강인한 인물입니다. 한편 생텍쥐페리는 귀국하여 에어 프랑스에 입사하였고, 스페인 내전 등 언론사 취재여행을 수차례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이 시절 주목해야 할 것은 운행시간 단축을 위한 파리-사이공 간의 장거리 비행 중에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한 사건으로, 현지 베두인 사람에 의해 며칠 만에 가까스로 구조되었습니다. 1938년에는 뉴욕과 남미 남단을 잇는 새로운 비행노선 개척 중에 심각한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를 겪기도 했습니다. 이듬해 발간되어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소설대상을 수상한 『인간의 대지』는 조종사로서 느끼는 내면의 삶과 두려움, 사막의 아름다움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렇듯 그의 모든 작품이 비행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대표작 『어린 왕자』의 상대역이 사막에 불시착한 조종사인 점은 당연해 보입니다. 2차 대전이 일어나자 그는 마흔이 다 된 나이에 현역으로 2-33 정찰비행단에 배속됩니다. 하지만 이내 프랑스가 독일에 항복하게 되자 미국으로 망명합니다. 뉴욕에서 미국의 참전을 호소하는 운동을 벌이는 한편 자신의 정찰비행단에 헌정하는 『전시비행사』를 1942년에 출판했습니다. 이것은 독일군의 방공포에 맞아 구멍투성이가 된 기체를 몰고 동료승무원들과 함께 무사귀환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개인의 용기와 인류공동체의 연관성을 다룬 작품입니다. 이듬 해에는 손수 그린 삽화들을 곁들인 대표작 『어린 왕자』를 펴냈습니다. 생텍쥐페리는 전쟁이 막바지에 이를 무렵 북아프리카로 가서 연합군의 일원으로 다시 참전하게 됩니다. 연령 초과를 무시하며 감행한 마지막 정찰임무 수행 중에 지중해 해안 상공에서 실종되고 맙니다. 그가 남긴 것은 1931년 결혼한 엘살바도르 출신의 사랑하는 아내(그의 장미였던) 콘수엘로,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던 미완의 장편소설 『성채』였습니다. 최후를 함께한 비행기의 잔해는 작가가 산화된 지 약 육십 년 만에 바다에서 인양되었습니다. 작가가 생전에 펴낸 마지막 책인 『어린 왕자』는 가벼운 아동용 동화처럼 보이지만 실은 깊은 철학적 사색을 담은 이야기로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번역되었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문학작품으로도 유명합니다. 줄거리는 소혹성 B 612호에서 지구로 떨어진 어린 왕자가 자기 별로 돌아가기 직전 사막에서 조난당한 비행사와 함께 한 일주일간의 기록입니다. 지구로 오는 여정에서 어린 왕자는 몇 개의 혹성을 들르며 절대군주, 허풍선이, 술꾼, 사업가, 점등인, 지리학자 등을 차례로 만납니다. 이들은 중요한 본질은 보지 못하며, 자신의 아집에 갇혀 있는 어리석고 우스꽝스런 어른들의 알레고리입니다. 본인이 어린 왕자 그 자체였던 생텍쥐페리는 이 책을 작가이자 미술평론가인 친구 레옹 베르트, 정확하게는 어린 시절의 베르트에게 헌정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들 내면에 가려져 있는 어린이의 순수성을 회복하라는 간절한 호소인 것입니다.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선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해.”, “네 장미가 그토록 소중한 건 바로 그것을 위해 네가 들인 시간 때문이야.”, “본질적인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법이야. 마음으로만 볼 수 있지.”, “누구나 슬프면 저녁 노을을 좋아하지.” 등의 구절만으로도 빛을 발하는 이 소설 중에서 역시 압권은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지.”라는 어린 왕자의 독백입니다. 어찌나 처연하고 낙천적인지… 우리가 함께 읽은 『어린 왕자』가 주는 먹먹한 울림의 자리가 그쯤 어디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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