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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작가파일 > 알라딘이 만난 작가들 : 안병수
2005-10-21

  가을비가 내리기 시작한 10월 21일,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의 저자인 안병수씨를 마포의 사무실에서 만났습니다. 책이 출간된 이후 강연회와 인터뷰, 연구활동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셨다고 하시는데요. 이번에는 그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던 <식원성 증후군>을 감수하셨다고 합니다.

한 시간 남짓 걸린 인터뷰는 시종일관 열정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워낙 궁금했던 것들이 많아 준비해갔던 내용의 범위에서 벗어난 질문을 많이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성심성의껏 답변해주신 안병수씨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인터뷰 | 알라딘 편집팀 김세진, 윤성화)


저희 가족은 가공식품을 먹지 않습니다

알라딘 :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은 성별과 연령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혹'할 만한 제목입니다. 특히 아이의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이들의 반응이 뜨거웠는데요. 알라딘 고객들 중에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많은 편이라 책에 대한 관심이 눈에 보일 정도였습니다.

안병수 : 아무래도 젊은 층이나 아이가 없는 사람들은 이런 주제에 덜 민감한 편입니다. 부모님들의 반응이 제일 큰 것도 이해가 갑니다. 자녀의 건강에 관한 문제라면 누구나 한 번 더 관심을 가지게 되니까요.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다니 고마운 일입니다.

알라딘 : 오랫동안 제과회사에서 일했던 사람이 '과자를 먹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는 것이 오히려 설득력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가까운 사람들 중 책을 읽고 생활습관이 바뀐 분들도 있나요?

안병수 : 일단 저와 아내는 가공식품은 일체 먹지 않습니다. 식단은 주로 집에서 해먹는 것 위주로 구성하고, 고등학교 3학년인 아들에게도 되도록 과자같은 것은 먹지 말라고 말하지요.

아들도 유해성은 잘 알고 있어서 또래 아이들보다는 가공식품을 덜 먹는 편입니다. 그래도 친구들과 어울릴 때에는 어쩔 수 없이 먹는 시늉은 한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저는 그 정도는 괜찮다고 말합니다.

알라딘 : 사실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생활 속에서 가공식품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가공식품을 전혀 입에 대지 않는다는 것이 어쩐지 대단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안병수 : 보통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요새 세상에 그런 것들을 하나도 안 먹고 어떻게 사는가."라고 하지만, 위험성을 알게 되면 이야기는 다릅니다. 억지로 안 먹는 것이 아니고, 안 먹게 될 수 밖에 없어요. 정말 그 위험성을 절감하게 되려면 아무래도 책을 읽는 것만으로든 부족합니다. 저처럼 어떤 계기가 있어야 100% 체감할 수 있지요.

알라딘 :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을 받은 부분은 '햄'을 다룬 내용이었어요. 책 속에서도 햄을 '가장 위험한 것'이라고 강조하신 것이 인상에 남습니다. 발암물질을 함유한 햄이 몸에 안 좋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정부나 언론도 그런 사실을 좀 더 자세히 다뤄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안병수 : 그 문제는 간간이 지적이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언론은 막연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정도에 그쳤기 때문에, 아직도 일반 소비자들은 '조금만 먹으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합니다. 다행인 것은 제 책이 출간된 후 햄을 안 먹는 사람들이 좀 더 많아졌다고 들었습니다.

알라딘 : 최근에는 마트 진열대 앞에서 꼼꼼하게 햄의 성분표시를 확인하는 분들도 많이 봤어요.

안병수 : 아직도 멀었어요. 그런 것이 이제 준비단계라고 생각하는데, 더 많은 분들이 인식해야 하고 철저히 표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할 권리, 소비자 스스로 주장해야 합니다

알라딘 : 좀 더 정확한 자료와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많은 나라에 가보셨다고 들었는데요. 우리나라가 걸음마 단계라면 중국이나 일본 같은 아시아의 다른 나라의 식문화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안병수 : 저개발 국가에서는 가공식품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의 70년대를 생각해보십시오. 그 때에는 라면은 없어서 못 먹는 것이었고, 설탕은 명절날 귀한 손님에게 드리는 선물이었습니다. 현재 중국이 그 당시의 한국과 비슷합니다.

아시아권에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입니다. 연구의 역사도 길고, 논문이나 관련문헌도 많이 남아있는 편이지요. 일본이 앞서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름대로의 문제도 안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지요.

경제대국인 미국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선진국이지만, 식문화에 관해서는 후진국입니다. 저는 그래서 책 속에서 패스트푸드를 아예 '아메리칸 사료'라고 명명했습니다. 일본의 양식있는 일부 학자들은 가공식품의 위험성을 강조하지만, 경제성의 논리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정부와 업체는 이들의 의견을 묵살합니다. 결과적으로 전통식단을 옹호하는 무리, 편리성을 강조하는 두 부류가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지요.

문제의 이면에는 미국의 압력이 있습니다. 싱가폴의 예를 하나 들어보죠. 싱가폴에서는 껌을 씹지 못하게 법으로 규제해왔습니다. 국민건강과 함께 청정도시 유지를 위한 목적에서였지요. 그런데 이것이 재작년부터 일부 완화되었습니다. '의약품에 해당하는 껌은 씹어도 된다'라고 명시한 것이지요. 세계 최대의 껌 제조회사는 리글리(Wrigley)라는 미국기업입니다. 미국기업의 정치권 로비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합니다. 리글리의 압력이 정치권으로, 싱가폴로 전도된 것이지요.

이처럼 식생활도 정치와 시장경제에 지배되고 있습니다. 개인이 아무리 건강한 음식을 먹고자 노력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지요. 이럴 때일수록 소비자 스스로 자각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비자들이 안 사고 안 먹는다면 기업들은 결국 더 나은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시장의 가장 무서운 감시자는 소비자라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예상 외의 뜨거운 반응

알라딘 : 솔직히 말해서 국내의 건강서 시장은 아직까지 그리 크지 않은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장기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만큼 화제성을 가지는 건강서도 몇 권 없었고요. 책을 쓰시며 출간 후 반응이 이렇게 폭발적일 것을 예상하셨나요.

안병수 :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의 제목은 시장조사를 거쳐 정해진 것인데, 처음에는 '가공식품'이 아닌 '과자'에 중점을 두어서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 때에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과자에 이렇게 많은 관심이 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지요.

지적하신 것처럼 건강서가 일반인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줄 정도로 이슈가 되었던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독자분들의 호응도 좋고 파급효과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단순한 붐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우리 생활 속에서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힐 때까지 더욱 노력해야지요.

알라딘 : 얼마 전에는 일본의 책 <식원성 증후군>을 감수하셨지요.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안병수 : 제과회사 근무 당시 친하게 지냈던 일본의 작은 제과회사 사장님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 분이 불쑥 저에게 이 책을 건내시더군요. 영문도 모르고 책을 가지고 한국에 돌아왔는데, 책을 읽으며 의구심을 품게 된 내용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제과회사에서 일한 10여 년의 기간보다 그 당시의 1년이 훨씬 길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무엇보다 책의 내용을 인정한다는 것은 곧 이제껏 쌓아온 제 경력을 부정하는 것이었으니까요.

이런저런 것들을 의논하기 위해 그 사장님을 찾아갔는데, 이미 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였습니다. 그 분이 건네준 <식원성 증후군>, 이어진 죽음이 저에게는 큰 계기가 된 것이지요. 이 책의 핵심은 가공식품이 한 인간의 성품을 형성하는 데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그토록 음식물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가공식품의 무서움을 얕잡아보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내용입니다.

알라딘 : 다음 작품으로 구상 중인 것이 있으신가요?

안병수 :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도 나름대로 쉽게 쓴다고 한 것이고 이번에 감수를 한 <식원성 증후군>도 대중적으로 읽힐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전문용어가 많이 나와서 어렵게 느껴진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쉽고 재미있게 내용을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을 고민하는 중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니어서 책 한 권을 내도 남들보다 시간이 배는 걸립니다. 그렇지만 서둘러서 책을 낼 생각은 없습니다.

알라딘 : 책을 미처 읽어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가공식품 중에서 가장 위험한 것 3가지 정도를 꼽아주실 수 있을까요.

안병수 : 가장 1순위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햄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발암성분인 아질산나트륨을 제외하고도, 그 외에 첨가된 다른 성분은 표기가 안 되어 있습니다. 내년 여름부터는 의무적으로 일부를 표기하도록 법이 개정된다고 하더군요.

두번째는 라면입니다. 라면은 인공조미료와 첨가물 덩어리지요. 라면의 주원료인 백밀가루는 몸에 들어가면 당 대사 기능이 악화되어 당뇨를 유발합니다.

세번째는 튀김식품으로 감자튀김, 고로케 등입니다. 무엇이든지 튀기면 맛이 좋아지기 때문에 어린이들은 튀긴 것을 좋아합니다. 튀김식품의 문제는 그 안에 들어있는 트랜스지방산입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감자튀김을 만들 때, 감자를 썰어서 물에 닦아내고 열에 익힙니다. 이 과정에서 영양분은 모두 빠져나갑니다. 결국 우리가 먹게 되는 것은 향유가 첨가된 탄수화물 덩어리입니다.

시간상 세 가지만 언급해야 한다는 점이 안타까울 정도로 우리 주변에는 유해한 가공식품이 너무도 많습니다. 제 책도 좋고, 다른 자료를 통해서도 좋으니 꼭 한 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알라딘 : 도움이 되는 말씀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알라딘 독자분들에게도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병수 :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잘못된 식습관을 바꾸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책을 읽으신 후에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 의지가 약해져서 원래의 식습관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대다수일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내가 실천하는 건강한 식습관이 나중에 더 큰 이득을 줄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서울대학교 농화학과와 아주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내 유명 과자회사의 신제품개발부와 구매부, 일본 도쿄사무소에서 근무했다. 2005년 현재 대한민국 대표강사들의 모임(KRIA) 임원으로 활동하며, 후델식품건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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