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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작가파일 > 알라딘이 만난 작가들 : 김홍희
2008-09-09

  충무로에서 사진작가 김홍희씨를 만나고 왔습니다. 김홍희씨는 이미 2005년 2월, <나는 사진이다> 출간 이후 알라딘에서 인터뷰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2005년 2월 인터뷰 전문 보기) 이후, 3년 만에 다시 뵙는 김홍희씨의 외모는 거의 변함이 없었지만 모든 것이 조금씩 넉넉해진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묻는다. 몽골은 어떤 곳이냐고. 나는 말한다. 아무것도 없는 곳이라고. 사람들은 다시 묻는다. 아무것도 없는 몽골에 왜 가느냐고. 나는 다시 답한다.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간다고." - <김홍희 몽골방랑> 272쪽 중에서
(현장 스케치 | 알라딘 편집팀 김세진, 조현정)


"한결 넉넉해진 사진과 글"

알라딘 : 3년 만에 다시 뵙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한결 더 여유롭고 넉넉해졌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김홍희 : 하하, 그래요? 어디가요? 외모가 그런가요?

알라딘 : 음, 아니오. 외모는 별로 변하지 않으신 것 같은데요. 이번에 내신 몽골 기행문을 죽 읽어봤는데 내내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문장의 속도가 조금 느려졌다고 할까요. 날카롭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김홍희 : 그런가요. 나이가 들어서 그래, 늙으니까 머리가 빨리빨리 안 돌아가요.

알라딘 : 충무로에서는 어제 뭐하셨어요? 술을 많이 드셨나봐요.

김홍희 : 술이 아니고, 아는 친구 집에서 같이 영화 봤어요. 안젤리나 졸리 나오는 영화 있죠, '원티드'.

알라딘 : 의외인데요. 영화 좋아하세요? 주로 어떤 영화를 많이 보세요?

김홍희 : 그런 것 있죠, 총 쏘고 날아다니고 하는. 보기만 해도 속시원하고 스트레스 다 풀리는 영화. 그런데 보고 나면 무슨 내용인지 다 잊어버리는 영화. 재미있잖아요. 그런 것 말고 잔잔한 영화도 좋아요.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나 '바그다드 카페' 같은 영화요. 영화관에는 안 갑니다. 집에 음향이랑 영상 시설이 워낙 좋아서요. DVD로 다 봐요.

알라딘 : 아, 취향이 생각했던 거랑 많이 다르세요.

김홍희 : 그래요? 어떤 점이?

알라딘 : 아까 잠깐 자리 비우셨을 때 가지고 다니시는 카메라를 몰래 봤는데요. 거기, 카메라 위에 스티커도 붙어있고..

김홍희 : 아, 이거?! 하하, 이거 내가 붙인 거 아닌데요. 인어공주 스티커도 있고, 별 모양 스티커도 있고. 이거 제가 아는 사람 아들내미가 막 붙였어요. 삽시간에 삼식이가 됐어.

"예술가는 게을러야 하는데 서울은 너무 번잡스러워요."

알라딘 : 서울에 아는 분이 많으신가봐요. (실제로 인터뷰를 진행한 까페에서도 김홍희씨를 알아보고 손을 흔드는 출판사 직원들을 만났다.) 자주 올라오세요?

김홍희 : 일주일에 두 번, 월요일이랑 화요일에 와요. 내가 맡고 있는 사진집단 일우(http://www.kimhonghee.co.kr) 강의도 있고요. 나는 일주일 중 초반에 일을 싹 다 해요. 그래야 나머지 요일에는 작업도 하고 놀기도 하고 그러지요.

알라딘 : 서울에 아예 올라오실 생각은 없으세요?

김홍희 : (손을 절래절래 흔들며) 아뇨, 절대로요. 서울은 너무 번잡스러워요. 작가나 사진가나 게을러야 하는데 여기는 너무 바빠요. 부산이 고향인데 거기가 제일 좋아요.

알라딘 : 이번에 나온 책 <김홍희의 몽골방랑>도 아시아 쪽이네요. 인도, 몽골, 주로 아시아 쪽에 많이 가시는 것 같은데, 서양 쪽으로는 자주 안 가세요?

김홍희 : 서양은 어릴 때 많이 갔죠. 어릴 때, 삼십 때 쯤에요. 그 때 찍은 사진도 찾아보면 있어요.

알라딘 : 아주 오래 된 사진도 보관하고 계세요?

김홍희 : 그럼요! 이때까지 찍은 사진 필름은 하나도 안 버렸어요. 그대로 다 가지고 있어요. 제 서재가 넓직한데, 한 쪽은 책, 한 쪽은 필름이 꽉 들어차 있어요. 찾아보면 무슨 사진이든 다 나올 걸요.

알라딘 : 나중에 다시 한 번 옛날에 사진 찍었던 곳에 가서 작업을 해보면 재미있겠어요. 비포 앤 애프터 같은. 그런데 그렇게 아주 오래 전에 찍은 사진을 다시 보면, 그 때의 느낌이 그대로 떠오르세요?

김홍희 : 생생하죠. 사진은 글보다 더 강해요. 찍은 사람이 아니고 찍힌 사람이 사진을 보더라도 '이 옷을 그렇게 싫어했는데 엄마가 억지로 입혔지'라는 생각이 바로 떠오르잖아요. 찍는 사람은 더 생생하게 기억나요.

그냥 '사람 한 명'을 찍은 사진은 사진이 아니죠. '사람 한 명이 있는데 그 놈 나쁜 놈'을 담은 사진이 사진이죠. 그런 사진은 몇 십 년 뒤에 다시 봐도 '그 때 그 놈 나쁜 놈'이이라는 생각이 떠올라요.

"한 가지 의도만을 담은 사진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알라딘: 주로 작업하실 때 어떤 콘티를 미리 짜놓고 움직이는 편인가요?

김홍희 : 보통 두 가지로 나눕니다. 각본을 만들어놓고 작업할 때도 있고, 그 때의 느낌을 살려 즉흥적으로 작업한 다음 결과물을 가지고 콘티를 새로 짜는 것도 있고요. 그런데 이제 사진작업을 오래 하다보니 즉흥적인 작업을 하더라도 머릿 속에서 콘티가 바로 나오지요.

알라딘 : 콘티라는 것은 의도를 담는다는 것인데요. 종종 그런 사람이 있잖아요. 사진을 보고 작가의 의도를 아주 정확히 꿰뚫는 사람들요. 그럴 때 기분이 어떠세요?

김홍희 : 좋을 때도 있지만 기분이 아주 나쁠 때도 있어요. 사진은 한 가지 의도만을 담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긍정적인 의도가 있는가 하면, 부정적인 의도도 있을 수 있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꼭 부정적인 의도만 짚어내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 있거든요. 그런 사람의 평을 들으면 솔직히 좀 얄밉죠.

알라딘 : 아주 일차적인 질문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사진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무엇일까요. 그리고 일반인을 위해 사진 잘 찍는 팁 좀 알려주세요.

김홍희 : 사진은 존재확인입니다. 그리고 사진 잘 찍는 방법은 김홍희의 <나는 사진이다>에 다 나와있습니다, 하하하. 시중에 사진 기술 관련 서적이 굉장히 많이 나와있잖아요. 솔직히 방법을 모르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양이 질을 좌우할 수도 있거든요. 많이 찍어보세요. 사진이나 글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알라딘 : 이번 책 작업을 하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은 어떤 것인가요.

김홍희 : 표지에 있는 사진이죠. 이 사진이 마음에 들어서 여기저기 다 쓰고 있어요.

(실제로 텅 빈 공터에서 걷고 있는 어린 아이와 무언가를 끌고 있는 듯한 남자가 찍힌 <김홍희의 몽골방랑> 표지 사진은 김홍희씨의 명함 앞면에서도, 전시회 초대장 앞면에서도 볼 수 있었다.)

알라딘 : 몽골에서 인물을 피사체로 찍은 사진은 전부 당사자들에게 보내주나요?

김홍희 : 못 보내주죠. 몽골어를 모르는데 주소를 몽골어로 써주니 알아볼 수도 없고... 그래도 딱 한 사람한테는 사진을 보내줬어요. 책 중에 나오는 '보르마'라는 몽골 여성인데, 아주 먼 길을 찾아가서 사진을 보여줬죠. 보르마는 술집 여주인인데, 책 속에서는 스물 일곱 살이라고 나왔지만 그때가 2003년이었으니 이제는 나이가 제법 들었어요.

알라딘 : 부제가 '나는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인데요. 이건 반어적인 표현인가요?

김홍희 : 그렇기도 하죠. 그런데 몽골에는 정말 아무 것도 없어요. 책에서 말한 것처럼 '한 쪽 어깨에는 바람을 베고, 한 쪽 어깨에는 쓸쓸함을 베고' 잠이 드는 곳이지요.

알라딘 : 이제껏 작업하신 책 중에 '불교'를 테마로 한 것들이 꽤 많았지요. <만행>도 그렇고, <벼랑에서 걷다>도 그렇고요.

김홍희 : 동양, 불교. 이런 것에 관심이 꽤 많아요. 한국 사람이라면 불교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제 종교는 CC예요. '크리스마스 크리스천'이거든요, 하하.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절에도 자주 가고 주지스님도 뵙고 그래요.

사진을 찍는 사람은 똑똑해야 해요. 머리가 나쁘면 사진 못 찍습니다. 그리고 정상과 이상 사이를 왔다갔다 할 수 있어야 하고요. 정상적이기만 한 사람이 어떻게 예술을 하겠습니까. 그렇다고 이상하기만 하면 미친 사람 소리 밖에 더 듣겠어요.

알라딘 : 마무리로, 한 마디 부탁드려도 될까요.

김홍희 : 질문 하나만 하겠습니다. 쉬는 것, 노는 것, 일하는 것. 이 중에서 어떤 것이 제일 중요합니까?

알라딘 : 쉬는 것, 아니면 노는 것일까요?

김홍희 : (웃음) 셋 다 중요합니다! 명심하세요!

"카메라는 셔터를 누르지 않으면 언제나 닫혀 있듯 나의 눈도 그러했다. 외부의 힘이 없이는 셔터가 열리지 않듯 나 역시 외부로부터의 어떤 힘을 기대하며 떠돌았다. 스스로 셔터를 여든 카메라는 없었다. 나는 쇠뭉치를 깎아 만든 한 대의 카메라와 다를 바 없었다.

몽골의 초원에서 길을 잃고 떠돌다 초라한 사거리 식당의 이정표를 순간 알았다. 사람도 길도 없는 광야에서 오직 유일한 이정표는 나 자신이었다. 그리고 그 이정표는 동쪽으로 '무릉 이백사십일 킬로미터'라고 가리킬 때만이 존재 가치가 있다. 그리고 그 가리킴은 무심히 찍은 사진 한 장에서 출발한다." - <김홍희의 몽골방랑> 276쪽 중에서

시간과 공간을 독특한 이미지로 형상화하며, 철학이 깃든 작품으로 잘 알려진 사진작가 김홍희는 부산에서 태어나 1985년 일본 도쿄 비주얼 아트에서 포토저널리즘을 전공했다. 2004년 사진동호회 사이트에 '날 때부터 프로냐?'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을 바탕으로 출간한 <나는 사진이다>는 문화관광부 교양부문 추천도서와 간행물윤리위원회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 현재 서울과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진집단 일우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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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총 2건의 글이 있습니다.

 
서재바로가기쥬베이  2009-06-14 00:01
세계테마기행에서 보니, 작가님 진짜 멋진 분이시더군요^^
 
서재바로가기루니앤  2008-09-16 15:05
작가님 너무 멋져지신듯 ㅋㅋ
근데 사진들이 왠지 '나는 사진이다'에서 봤던 사진들이네요
몽골방랑에도 재출현인가_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