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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작가파일 > 알라딘이 만난 작가들 : 지식채널ⓔ 김진혁 PD
2008-07-02

  5분 동안에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라면 끓이기, 커피 내리기, 웹카툰 두어 개 보기, 찬거리 생각하기, 한 끼 그릇 설거지하기, 유선 TV 채널 한 바퀴 돌리기, 멍 때리기… 그리고 또? 거창한 일이라곤 도무지 할 수 없을 것 같은 짧은 시간이지만, 여기 5분 동안에 지식을 전달해 주겠다는 당돌한 기획을 가진 프로그램이 있다. 2005년 9월 첫 방을 시작으로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사랑받고 있는 EBS TV의 지식채널ⓔ 김진혁 PD를 만났다. (인터뷰 | 알라딘 편집팀 금정연, 최원호)


“PD도 결국엔 직장인!"

알라딘 : [지식채널ⓔ]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김진혁 : 먼저 짧은 프로그램을 하자는 이야기가 회사에서 나왔다.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과정에서 지식, 감성 이런 것들이 추가 되며 채널 이미지 재고를 하자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지금의 꼴이 되었다.

벌써 3년이 거의 다 되어 가는데 기획 과정부터 함께 했던 사람으로서, 많은 분들이 이렇게 사랑해주시는 것에 참 놀랐다. 각종 블로그에도 많이 올려주시고. 이런 부분들이 사실 예상하지는 못했던 일이다.

알라딘 : [지식채널ⓔ]는 유난히 블로그에서 사랑을 많이 받는 것 같다. 그런데 원칙적으로 얘기하면 저작권법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가? 문화 컨텐츠 공유 논란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

김진혁 : 원칙적으로 저적권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맞다. 하지만 EBS가 공영방송의 성격이 있으니 무슨 조치를 취하고 있진 않다. 정책적으로 권장하고 이런 부분은 물론 없다.

컨텐츠 공유 문제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어떤 성격/목적의 컨텐츠이냐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상업적 컨텐츠라면 당연히 지켜주는 것이 맞다. 다만 지금은 이런 논의들이 정리되지 않은 것 같다. 언젠가 자연스럽게 논의가 모아질 것이다.

알라딘 : 굉장히 다양하고 폭넓은 것들을 다룬다. 소재는 어떻게 구하는 걸까,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김진혁 : 그래서 작가가 여섯 명이나 있다. 물론 PD는 하나지만… (웃음) 책이나 일상, 모든 것에서 소재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소소한 것들이 모두 소재가 될 수 있다.

알라딘 : 소재만큼이나 다양하고 또 절묘한 것이 음악인데?

김진혁 :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 음악 작업을 해주시는 분이 워낙 탁월하시다. 이제는 기획 단계에서도 어느 정도 그런 부분까지 고려를 하지만 어쨌든 음악은 전적으로 그 분의 공이다.

알라딘 : 한 편, 한 편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가?

김진혁 : 한 주 방송을 위해 두 명의 작가가 작업한다. 작가가 여섯 명이니, 3주가 걸리는 셈이다. 사실 편집까지 하면 4주다. 기획 단계가 가장 오래 걸린다. (방송 횟수가 줄어든 것이 이런 이유인지 물었다) 사실 그렇진 않다. 일단 PD가 하나로 줄었으니까. 편집할 사람이 나밖에 없다. …… (직장인들의 무언의 공감대가 3초 정도. 속도감 있게 진행된 이번 인터뷰에서 가장 오랜 침묵이었다)

알라딘 : 5분이라는 길이는 어떻게 정해진 건가? 의미가 있나?

김진혁 : 원래는 더 짧게, 2~3분으로 가려고 했다. 에피소드 별로 기승전결이 따로 없이 기면 기, 승이면 승 이렇게 만들었는데 이상하더라. 그래서 한 에피소드에 기승전결을 모두 넣으니, 최소 시간이 5분이었다. 결과적으로는 그 5분이 굉장히 메리트가 된 것 같다. 사실 5분은 버려도 그만, 써도 그만인 시간이 아닌가. 50분과는 다르다. 5분을 투자해 지식채널을 보는 경험이 시청자에게 비교적 시간을 버리지 않았다는 기분에, 뭔가 건졌다는 느낌까지 줄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아쉬움도 있지 않을까?) 사실 아쉽다. 5분이라는 시간에 50분 동안 해야 할 이야기들을 압축해서 넣으려니. 두 편으로 나누어 제작하기도 하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은 한 편으로 하기엔 내용이 넘치고 두 편으로 하기엔 모자랄 때다. 그런 경우엔 한 편으로 만들기 위해 많이 뺀다. 어쩔 수 없이 빼는 내용들이 있다. 그런 점이 어렵다.

알라딘 : 일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하루에 일은 얼마나 하나?

김진혁 : 사실 그렇게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PD들도 그렇듯, 항상 스탠바이 상태여야 하고, 일과 개인적인 삶이 구분되지 않는 점이 있다.

“지식채널ⓔ는 중도진보다”

알라딘 : 개인적으로는 오에 겐자부로의 아들 오에 히까리 편이 가장 좋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

김진혁 : 루이스 칸 편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기본적으로 피플 편이 좋다. 이야기가 팩트 위로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진행되니까. 박지성 편도 좋아한다.

알라딘 : [지식채널ⓔ]의 정치적인 포지션은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김진혁 : 그렇게 묻는다면 대답이 있다. 우리는 중도진보다. 하지만 사실 그런 틀로만 보자면 애매한 부분이 있다. 워렌 버핏이나 빌 게이츠 같은 인물 편은 개인적 노력이라는 부분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다. 그런 것을 비난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사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보편성이다. 일반의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최근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들로 여러 말들이 있기도 했지만, 그 경우에도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팩트에 기초한 보편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사실 예전에는 좌우 스펙트럼에 관계없이 많이 보는 프로였다. 물론 이젠 찍혔겠지만. (웃음)

알라딘 : 광우병 사태나 촛불 집회 같은 최근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진혁 : 광우병 사태가 대규모의 촛불 집회로 이어진 것, 그건 사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다 먹어야 하는, 먹거리 이야기가 아닌가? 누가 공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촛불집회의 논의가 먹거리에서 여러 다른 논의들로 확산되는 것에 대해서는?) 그것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다. 애초에 광우병 한 문제만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수도 민영화 등만 해도, 그런 식으로 공공재화가 얽힌 문제이기 때문에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생존권의 위협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퇴진 구호까지 나오게 된 것도, 사실 시민들이 외칠 수 있는 구호가 더 이상 뭐가 있겠는가? (웃음)

알라딘 : 이야기를 듣다 보니 갑자기 궁금해진다. 사실은 인터뷰 간다니까 후배가 꼭 물어보라고 한 건데, 대학교 때 뭐했나?

김진혁 : 그냥 평범하게 지냈다. 남들 하는 거 다 하고. ('운동'은?) 전혀 상관없이 지냈다. 그냥 보통 생각하는 대학생처럼 지냈다. 그렇기에 지금도 프로그램을 통해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뿐이고.

알라딘 : 그럼 책 이야기를 해보자. <지식 e>라는 책으로 두 권이 묶여 나왔는데, 책과 영상 중 어떤 것이 더 마음에 드는가?

김진혁 :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책이 더 좋다는 분도 있고, 영상이 더 좋다는 분도 있고… 결국은 매체취향이다. (더 묻지는 않았다. 우리는 책을 파는 사람이고 그는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니…)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혹은 <슈퍼자본주의>"

알라딘 : 어떤 책을 좋아하나?

김진혁 : 기본적으로는 소설을 좋아한다. 특히 단편, 골 때리는 단편들. 스티븐 킹이나 하루키도 좋아하고. 스티븐 킹은 <리시 이야기>가 좋았다. 아니면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같은 책들도 좋아한다. 재밌는 거. (웃음) 얼마 전에 읽은 <자정의 픽션>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고전 중에서도 <백 년 동안의 고독>처럼 뭔가 독특한 색깔이 있는 책들이 좋다. 아무래도 요즘엔 사회과학 책을 많이 보려고 한다.

(혹시 재미없지는 않을까 인문사회 MD로서 괜히 걱정되는데) 아니 재미있다. 조지 레이코프가 ‘프레임’에 대해서 얘기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같은 책들이 특히 좋았다. 요즘 읽고 있는 <슈퍼자본주의>나. 딱딱한 것 같지만, 사실 읽고 나면 서로 맞물리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재미있다.

알라딘 : 진짜 궁금한 걸 하나 물어보겠다. 재미를 강조하는데, 재미있나 요즘?

김진혁 : 재미............. 있다. 사실 좀 피곤하다. 사회적으로 첨예한 문제들도 많고, 잘 돼야지 싶은데 그게 쉬워 보이지는 않아서.

"촛불집회와 '17년 후'"

알라딘 : [17년 후] 결방 관련해서 게시물 올린 걸 봤다. 그것 때문에 피곤한 일은 없었나?

김진혁 : 글쎄… 결국 그 게시물 때문에 그 문제가 ‘봉합’이 되었다. 언론 구조나, 회사 내부 차원의 여러 가지 것들이 얽혀 있는 문제다.

알라딘 : 방송장악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진혁 : 친 정권 인사들로 경영진을 채우는 일, 소위 낙하산 인사는 이번 정권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일이고. 하지만 기존에는 판세를 흔들지는 않았다. 세무 감사가 들어가고 하는 일들.

물론 문제는 똑같은 문제이다. 예전부터 있어왔다고 옳은 일이라는 건 결코 아니다. 하지만 게임의 법칙을 깨고 있다는 것, 그게 이슈가 되는 것 같다. 한 마디로 선을 넘었다는 공론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건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 위험한 발상이라고 할까, 현명하지 못한 일이다. 역사적으로 결과가 좋았던 적이 없다.

알라딘 : 소재를 선정했는데, 정치성이 너무 강하다는 이유로 제작을 하지 않은 적이 있나?

김진혁 : 그렇지 않다. 그럴 땐 뉘앙스 조절을 한다. 내용 자체를 가지고 자기 검열을 하게 되면 방송이 죽는다. 결국 우리가 하는 것은 보편적인 상식의 수준에서 팩트를 전달하는 일이다. 언론은 전달자이고, 그렇게 때문에 자기 검열의 권리가 없다. 물론 뉘앙스에 대해서는 자기검열을 해야 한다. 그 부분에서는 엄청나게 많이 하는 편이다.

알라딘 : [17년 후]가 많은 이들을 촛불집회에 나가게 선동했다고 공격하는 분들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김진혁 : 많은 사람들이 보고 보편성을 담지하는 부분이 있다고 느끼고 공감 한다면 당연히 촛불집회에 나갈 수 있다고 본다. 선동이란 진실에 기반하지 않은 ‘의도’가 있어야 한다. 결국 팩트에 기반해야 하는 것이다. 결과에 기반하면 주장만 난무하고 결국엔 ‘~카더라’ 통신이 된다.

실제 대한민국에 간첩이 많이 있고, 그들이 촛불집회의 주축 세력이라는 팩트가 있다면 촛불집회를 당장 해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는데 그런 주장을 한다면, 그런 것이 바로 선동이다.

언론이 하는 일이란 결국 상식, 팩트에 기반한 일이다. 물론 이런 언론의 문제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역사 속에 수없이 있어왔다. 매카시즘도 그렇고… 그래도 그때는 그들만의 팩트를 지목했다. 나중에 거짓이라고 명백하게 밝혀질 수 있는.

이런 논란이 있을 때, [지식채널ⓔ]가 다루는 것은 뿌리의 문제다. 현상의 표면이 아닌. 17년 후는 광우병 문제 이전에 정부의 신뢰 문제를 다룬 것이다.

알라딘 : [17년 후] 마지막에 17년 후 죽은 이가 그 의원의 딸인지, 딸의 친구인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도록 했다는 지적에는?

김진혁 : 그건, (웃음) 순전히 편집 기술의 문제였다. 이를테면 마지막에 영상을 한 쪽으로 빼고 자막 처리를 했다면 오해가 없었을 거다. 하지만 전혀 생각도 못한 일이어서, 다른 분들이 그 부분을 지적하실 때는 조금 난감했다.

"김진혁 PD에게 좋은 PD란?"

알라딘 : [지식채널ⓔ] 의 나아갈 방향은?

김진혁 : 지금처럼 꾸준히. 큰 틀에서 실험정신을 놓지 않으려 한다. 프로그램이 처음부터 가지고 갔던 부분 역시 실험이었다. 그 결과 지금의 프로그램이 되었고.

(프로그램의 영상이 촬영한 영상이 아닌, 편집한 영상으로 진행되는 것도 실험의 일환이었을까?) 그건 아니다. 원래는 촬영을 많이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 (2초간 묵념) 차라리 기획에 투자하자고 생각했다. 이 부분에 바스트샷 보단 풀샷이 필요한데… 이런 건 만드는 사람의 입장이지 시청자의 입장은 아닌 것 같다. 시청자에게 어떻게 더 많은 것을 전해 줄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하게 된다. 일종의, 서비스 정신? (웃음)

소재적인 측면에서는, 당분간 사회과학적인 것들을 많이 다루게 될 것 같다. 동시대와 같이 호흡을 해야만 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억지로 그런 것들을 찾지는 않는다. 우리는 근본적이고 비어있는 곳을 다룬다. 수도 민영화를 다룬 것도 마찬가지였지만, 그 자체, 현상의 밑에서 왜 공포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가를 드러내는 것이다.

(본인이 계속해서 맡을 것인가?) 물론 그러고 싶다. 하지만 회사의 문제도 있을 것이고, 중요한 것은 누가 PD를 맡느냐가 아닌, 누가 PD를 맡든 프로그램의 퀄리티가 어떻게 유지되고 더 나아질 수 있느냐의 문제다.

알라딘 : PD로서, 앞으로 하고 싶은 프로는?

김진혁 : 사실 드라마 PD가 하고 싶었다. 그런 부분에서 드라마에 대한 꿈이 있다. 아니면 사회의 일반적인 것들 말고, 그 것들의 틈새, 균열을 드러내는 다큐멘터리나. 이쪽으로 가라, 저쪽으로 가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보여주는 것, 그래서 각자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

(그게 쉬울까?) 방송이 치열하다지만 그건 이미 누군가 만들어 놓은 설정 안에서다. 그 설정 자체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게 있을까?) [바벨]이 조금 직접적이지만 그렇지 않나. 이른바 ‘독립영화틱’ 한 영화들.

(드라마에서는 가능할까?) 사실 드라마에서는 쉽지 않다. 하지만 요즘 미드를 보면, 결국 그게 음모론이라고 불리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 같다. 진짜 선정적이고 상업적인 음모론 말고. 결국 그것이 우리의 틀에 질문을 던지는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는, 개인적으로는, 그게 히트를 치면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칭송 받고 아니면 선정적 음모론으로 폄하되는 것 같다. (웃음) 결국엔 다양성이 중요하다. 양이 많은 다양성이 아니라 질을 담보하는 다양성.

알라딘 : PD가 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은데, 좋은 PD가 되려면?

김진혁 : 좋은 PD는 너무 애매한 말이다.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니까. 단적으로 교양, 예능, 시사, 드라마 등 각 분야마다 기준이 다르다. 그냥 뭉뚱그려서 말한다면 교양적, 인격적인 준비가 되어 있어야겠지. 책을 많이 읽는 게 도움이 된다. 사회에 대한 관심도. 현상에 대한 호불호로 그치는 관심이 아닌 자기 의견을 낼 수 있는 관심이어야 한다. 분석과 대안까지는 호주머니에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창의적인 부분과 감각적인 부분은, 있으면 물론 좋지만, 생각만큼 큰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이건 교양, 시사 쪽 얘기다. 예능 PD는 반짝반짝 하는 부분이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시험 볼 때는 인문, 교양 쪽인 것들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그런 것들이 시험 볼 때는 가리기가 쉽지 않나.

알라딘 : 마지막으로, [지식채널ⓔ] 시청자와 알라딘 독자들에게 한 마디.

김진혁 : 음… [지식채널ⓔ]와 <지식 e>를 재미있게 보아주셔서 감사드린다. 우리는 전달자에 불과하다. 우리가 전달하는 지식이 보는 이들의 어떤 부분을 움직였다면, 그건 그 지식이 움직인 것이다. 우리가 하는 일은 그 지식을 어떻게 볼 것이냐에 대해서 자꾸만 생각하도록, 괴롭히는 일이다. (웃음) 재미라는 포장을 통해서. 결국 그것은 지식의 힘이다. 많은 분들이 지식의 힘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식은 우리에게 훨씬 자유로운 생각이 가능하게 해준다. 입사 시험이나 논술 시험에서 말하는 소위 ‘비판력’과 ‘창의력’에도 엄청 도움이 되고. (웃음)

EBS [지식채널ⓔ]의 담당 PD. [지식채널ⓔ]는 2005년 9월에 기획,편성된 프로그램으로, ‘e’를 키워드로 한 자연(nature), 과학(science), 사회(society), 인물(people)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룬다. ‘5분’ 동안 전해지는 강렬한 메시지와 영상은 시청자들에게 당대의 예민한 시사쟁점을 제시함과 동시에 생각할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지식 e>라는 제목의 책으로도 출간 되고 있다. 김진혁 PD는 프로그램의 시작부터 2008년 7월 현재까지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지식 e> 시리즈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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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총 15건의 글이 있습니다.

 
서재바로가기천국보다낯선  2008-08-26 00:47
아래 주소는 지식채널e PD 김진혁PD의 부당한 인사 논란 영상입니다..
02분 37초짜리 동영상입니다..
우리 알라딘 회원님들이 모두 보셨으면 좋겠어요..
http://blog.aladdin.co.kr/enoma4/2257468
 
서재바로가기설유  2008-08-20 23:59
지식채널e 잘 보고 있습니다.
단5분이라는 그 짧은 시간동안에 그 많은 내용을 짜임새 있게 배열한다는 건 쉬운일이 아니죠.
한편 한편 볼때마다 여운이 남고 또 그것이 다루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MB정권때문에 많이 골치가 아픕니다.
지식채널e가 권력의 힘에 무너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재바로가기홀릭  2008-08-19 14:47
김진혁피디가 블로그 만드셨더군요. http://blog.daum.net/jisike
 
서재바로가기글샘  2008-08-17 21:20
아, 중도 진보가 골수빨갱이보다 더 개혁적임을 아십니까? 지식채널이야말로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진보방송 수준이었는데요... 어떻게 보면, 고딩들을 촛불집회로 이끌어 낸 것이 지식채널 수준이거든요. 나는 사회주의자다, 나는 공산주의자다 하는 사람들, 남들 별로 감동시키지 못하지만, 지식채널은 가볍게 주제를 치죠. 이제 지식채널도 두려워하는 정권이 나라를 잡았으니 대함민국 가라앉는 거 시간 문제죠.
 
서재바로가기천국보다낯선  2008-08-12 09:35
아~ 3년 동안 쉬지 않고 우리들의 가슴을 감동시켰던 지식채널ⓔ, 그 현장 한가운데에 있던 김진혁 PD가 인사 발령으로 프로그램을 떠나게 되다니요.. 참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17년 후>라는 광우병 관련 콘텐츠를 만들었고, 이는 정당하게 시청자들의 알 권리를 위한 방송인(PD)으로서 사명을 다했을 뿐인데, 이게 징계(?)와 같은 뉘앙스의 인사 조치라니요.. EBS(한국교육방송공사)가 다큐멘터리성의 프로그램을 많이 제작하고 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 아닌가.. 그렇다면 광우병에 대한 내용을 영국의 사실을 근거로 만든 것이 무슨 문제란 말인가.. 교육적으로 충분한 내용이 아닌가.. 청소년들에게 광우병에 관한 내용을 사실을 통해 전달한 것이 얼마나 명징한 것인가.. 이만하면 교육적인 게 분명하지 않은가..
이토록 방송인이 정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정치적으로 해석되어야 하고 권력에 흔들려야 하는가.. 미치도록 분하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서재바로가기우동  2008-08-12 08:29
Q.인문사회 'MD'가 무슨 뜻인가요?..
 
서재바로가기책읽기는즐거움  2008-08-09 09:41
EBS방송의《지식채널ⓔ》,〈17년 후〉편은 과거 영국에서 있었던 광우병 관련 사태를 다루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시사프로그램이 아니라 이미 출판된 책이나 방송, 인터넷에 회람되는 영상, 이미지를 편집한 5분 남짓의 짤막한 다큐멘터리지만, 워낙에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방송사 VOD서비스를 비롯하여 각종 인터넷 게시판이나 블로그에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얼마 전 이 프로그램이 방송사 내부의 시정조치로 이틀간 지상파와 플러스에서 모두 서비스중지 되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8월 1일 프로그램을 제작한 PD가 사측의 인사 조치로 이 프로그램에서 빠지게 되었다. 한국PD연합회가 내 놓은 성명에 의하면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에 책임을 져야하며, ‘EBS는 교육적인 내용만 방송하는 것이 옳다’는 게 사측의 인사 발령 이유라고 한다.

사측의 입장에 동조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 조치가 전적으로 언론사 내부의 사정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면 언론 환경을 우려하고 개탄하는 수준에서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속사정은 그렇지가 않았다. <17년 후>가 방송된 직후 청와대의 한 관계자가 이것이 어떤 내용의 프로그램이었는지 궁금하다며 전화를 했고, 이에 EBS 측에서 “회사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방송을 내렸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말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말할 권리가 있다면, 그 권리는 개인이 마음속에 품은 개념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역동적 관계일 것이다. 하나의 권리가 다른 권리를 침해하고 모함했다면, 그것이 시정되고 조율되는 행위 역시 실제적 발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그것도 말할 권리가 있는 상황에서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얼마 전 본지가 유인촌 장관 관련 기사를 게재한 후 전화상으로 문화부 관계자의 불편한 심기를 접수해야 했듯, 이 나라에선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 먼저일 듯싶다. 그런데 궁금하다. 과연 누가 누구에게 말할 권리를 요구하고, 누가 누구에게 그 권리를 부여한단 말인가.

이 나라엔 더 이상 말할 게 없어 보인다. 세운상가 재개발, 운하 건설, 뉴타운 개발. 요즘 말을 해야만 하는 것치고 민감하지 않은 것이 없다. 물길을 내든 찻길을 내든 실생활에 와 닿지 않는 게 하나도 없다. 그러나 이번 EBS측의 발언에 따르면 ‘현 정권에 비판적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는’ 사안은 말해서는 안 되는 까닭에 이들은 다 말할 수 없는 사안에 해당한다. 현 정권에 비판적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니 그러면 도대체 우리가 해야 할 말은 진정 식사 안부나 연예가 뒷이야기밖에 없는 것인가. 친구들이 모여 옛날 추억담이나 나누더라도 향후 5년간은 “쥐를 잡자는 포스터가 있었다”는 유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도록 서로 단속해야 할 판이 아닌가.



김 PD님 이제 더이상 지식채널에서 뵐수 없는건가요,,,,,,,,,
전 슬프네요,,,,,
 
서재바로가기책읽기는즐거움  2008-08-09 09:41
전병헌 의원 “담당 PD 갑작스런 인사조치 철회해야”

“짧은 방송시간임에도 함축적인 영상 속에 역사와 시사가 함께 숨 쉬는 메시지는 가히 여타 프로그램을 압도한다.” 17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활동한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7일 개인 성명을 통해 “교육방송(EBS) 지식채널ⓔ는 보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병헌 의원은 “나는 지식채널ⓔ를 사랑한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시청자가 지식채널ⓔ를 사랑한다”면서 “많은 사람이 지식채널ⓔ를 EBS 방송의 품격과 질을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 프로그램으로 꼽는다”고 말했다.

전병헌 의원은 “EBS 지식채널ⓔ를 3년간 담당해 왔던 PD의 전격 인사조치에 충격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면서 “교육방송까지 정치적 입김이 작용해 노골적으로 탄압하는 것을 보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전병헌 의원은 “지식채널ⓔ는 지난 5월 광우병 위험 소를 다룬 ‘17년 후’편이 청와대의 전화 한 통으로 불방 됐다가 여론 악화로 겨우 방영된 적이 있다. 그러나 후속편은 여전히 방송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담당 PD가 갑작스럽게 인사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불량 식품 고발자에 대한 불량 인사인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김피디님 힘내세요~!! 화이팅
 
서재바로가기진새삼촌  2008-07-15 15:10
시간이 없다. 바쁘다. 사랑할 시간도, 이웃을 돌아볼 시간도, 나와 우리와 사회를 생각할 시간이 없다. 먹고 살기에 바쁘고, 월급 빼고 모든 게 다 오른 세상이니까.
하지만 <지식e>와 '지식채널e'를 보며 모든 게 한낱 핑계에 불과함을 알았다. 단 5분 동안에도 지구는 바쁜 걸음을 걷고, 단 5분 동안에도 수많은 이들이 가슴을 치며 울고 웃는다는 것을 알았다. 5분, 할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5분이 쌓여 훗날의 내가 만들어진다는 게 자랑스럽고, 한편으론 무섭다.
보석처럼 빛나는 <지식e>와 '지식채널e'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애청자로서, 애독자로서.
 
서재바로가기apple  2008-07-15 11:09
까면 화면에 자막이 천천히 올라가고 영상과 음악만으로 보여지는 지식채널 e...
영화 한편을 보는듯한 느낌...
책으로 출간되었을때 가슴 뭉클하면서 기뻤었는데 벌써 세번째라니...
읽고 보면서 세상에는 몰랐던 여러가지 일들이 많고
여러가지 현상들이 있다는것을 알게되었습니다.
3권은 어떤 종류의 '지식들'인지 무척 궁금해 집니다.
<지식e> 4,5,6... 계속 출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재바로가기후크엄마  2008-07-15 09:39
드뎌 3권이 나오는군요. 노란색, 빨간색, 하늘색... 세 권의 <지식 e>가 꽂힌 서가를 보며 뿌듯해할 날도 며칠 안 남았다는 얘기~ ^^ 알록달록 표지 빛깔처럼 사회, 문화, 인간... 다방면에 걸쳐 무지개처럼 다양한 스펙트럼의 지식과 감성을 충전해준 <지식e>가 앞으로도 계속 롱런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엔 나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긴 채 시청했지만, 이제는 시간 맞춰 기다렸다 보고, 책으로 다시 감동을 되새김질하는 팬이 멀리서 응원 보냅니다. 화이팅! ^^
 
서재바로가기sso0  2008-07-14 13:27
2005년 부터라.. 3년여를 지치지 않고 한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 대단하다~~
PD수첩의 한학수가 황우석 사태로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면 지식채널은 방송 프로그램 형식에 있어서 한 획을 그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그 일을 3년여간 해온 김진혁 피디도 대단한 인물이고. 언젠간 5분을 넘어 1시간짜리 멋진 다큐의 크레딧에서도 그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프로그램이나 멋진 책도 시리즈를 계속하며 나오길 기대해본다.
 
서재바로가기천국보다낯선  2008-07-12 10:20
정말 강렬한 영상을 만들어가는 [지식채널ⓔ].
그동안 쉽게 간과해 버렸던 것부터 모두가 문제삼아 진단하는 것까지 놓치지 않는다.
ⓔ라는 키워드를 묶어낸 아이템은 매우 탁월하다.
우리 모두가 알아야할 '지식e'를 앞으로도 지속적인 장수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
5분이 전하는 메세지가 나를 며칠 동안 반성하고 생각하고 깨닫게 한다.
[지식채널ⓔ] 화이팅~
 
서재바로가기마노아  2008-07-02 14:15
3편 기대중이에요. 완소 프로그램!
 
서재바로가기마노아  2008-07-02 14:08
악, 여긴 프린트 기능이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