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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 작가파일 > 알라딘이 만난 작가들 : 이만교
2009-05-22

 

소설가 이만교의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는 구원투수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팽팽한 게임, 위태로운 순간에 등장하는 든든한 '소방수'처럼, 죄어오기만 하는 삶에 숨통을 틔워주는 반가운 선물로. 단순히 '글 잘쓰는 비법'을 넘어 '나를 바꾸는 글쓰기'를 말한다니, 어찌 혹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이 소설가이자 '글쓰기 전도사'는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 되었다. (인터뷰 | 알라딘 도서팀 금정연, 최원호)


글쓰기,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알라딘 :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왜 사람들은 글을 쓰고 싶어 할까요?

이만교 : 아, 첫 질문부터… (웃음) 일단 스스로 사유하고 행동하는,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자기원칙을 가진 개인을 요구하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누구나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가져야 하는데 언어가, 그 사용이 쓰는 이의 생각의 깊이나 방향을 너무나 명확하게 드러내주는 거죠. 그만큼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진 사회이기도 하고, 언어사용 자체가 실질적인 권력이기도 하고요. 그런 현실적인 필요 속에서 글쓰기에 대한 욕구가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 언어훈련 중에는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가 있지만 그 중 가장 핵심적인 건 역시 글쓰기니까요.

알라딘 : 현실적인 필요라는 말은 반대로, 기업이나 사회에서 글쓰기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는 말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전문적인 소설가나 방송작가, 기자 등이 아니더라도 많은 직업군에서 글쓰기 능력을 요구하고 있고요.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의 가장 큰 메시지는 ‘자신에게 솔직한’ 글을 쓰라는 것인데, 이렇게 현실적인 ‘필요’에 의해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솔직한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솔직’과 ‘현실’은 상충하는 면이 있지 않을까요?

이만교 : 작가나 등단을 꿈꾸는 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글쓰기가 지금은 일반화가 되었죠. 이를테면 블로그나 서평처럼.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게 되었는데, 참 재미있는 게, 그 글들 하나하나 속에 글쓴이의 감각, 스타일, 욕망… 이런 것들이 모두 녹아 있어요. 어떤 글을 쓰는가, 하는 것과는 무관하게 언어사용 자체가 그 사람을 말해주는 것이죠.

표면적으로는 이런 것들이 현실과 상충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글쓰기는 실제 자기 자신을 알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어떤’ 글을 쓰느냐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떻게’ 쓰느냐가 더 문제가 되는 거죠. 심리학자에게 상담을 받기도 하는데, 이런 의미에서의 글쓰기와 상담은 사실 별 차이가 없거든요. 언어사용이 그 사람의 잠재의식과 의식의 검열 이런 것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요. 그래서 학생들의 습작을 보면, 사용하는 어휘나 글의 구조, 등장인물 같은 것들에서 학생의 모습이 그대로 나오는 거예요. 심지어 어떤 부분에서 오류를 저질렀다면,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같은 오류가 발견 되요. 그게 그 학생의 무의식이죠.

알라딘 : 에둘러서 묻다보니 역시 정직한 질문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해 볼게요. 사실 제가 하려던 질문은 이렇습니다. 저희도 역시 회사를 다니며 쓰게 되는 글이 있어요. 서점이니까 물론 책을 파는 글이죠. 물론 신나서 소개하고 싶은 책도 있고, 그런데 여기에 ‘현실적인’ 제약들이 따라 붙는 거죠. 이렇게 쓰면…, 저렇게 쓰면…. 가끔은 혼나기도 하고… 그래서 정작 하고 싶은 말은 할 수가 없는 경우도 많은, 뭐 이런 현실일까요?

이만교 : 아… (잠시 생각) 그런 현실은 힘들죠. (웃음) 그런 제약들은 사실 굉장히 단기적인 사고방식이죠.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볼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든 언어를 죽이고, 의미를 말살시키는 행위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 현실은 물론 힘들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의미를 담아서 쓰는 것이… (웃음)

'완전히 새로운 글쓰기'는 가능할까?

알라딘 : 글쓰기에 관련된 책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제가 읽은 책만 해도 족히 수십 권은 되는 것 같은데요. 이런 책들이 실질적인 글쓰기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이만교 : 두 가지 종류의 책이 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국어 교양을 위한, 대학교재 등으로 많이 사용되는 책이고, 다른 하나는 전문 작가가 쓴 책. 전자의 경우에는 사실 너무 일반적인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어 말 그대로 교재용이지,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작가들이 직접 쓴 책의 경우에는 소설이나 시나리오, 시 등 해당 작가의 장르에 맞춘 글쓰기만을 말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글쓰기 공작소>의 특징은 수많은 습작생들의 글을 통해 글쓰기의 기본적인 것을 찾고 있다는 것, 무엇보다 사람들이 글쓰기에서 떠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는 게 아닐까요. 수업을 오랫동안 진행하면서 스스로 놀랐던 게, 글쓰기 수업 자체가 재미있어요. 남들은 네 글이나 써라 하는데… 수업을 진행하려면 먼저 습작생들 작품을 정말 열심히 읽어야 되요. 그리고 솔직하게 얘기를 하는 거죠. 직접적으로. (* 5월 30일 토요일에 열렸던 ‘글쓰기 워크숍’에 참여해 본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사람잡는 타격가’라고 불리는 이종격투기 선수 멜빈 맨호프에게 사정 없이 두들겨 맞는 기분이었다) 그 대신 근거를 분명히 들어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읽는 거죠. 하지만 그 개인만의 가능성을 찾아내고, 살려주려고 하고요. 그런 것들이 모두 녹아 있는 게 바로 차이점이 아닐까요?

알라딘 : 그래도 여전히, 이 책을 ‘목적구매’하는 독자의 상당수는 등단을 준비하는 습작생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현실의 등단구조와 문단은 상당히 폐쇄적인 인상이 강하고, 어떤 경우에는 ‘실질적 정직’ 보다는 ‘테크닉’을 요구하는 게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드는데요. 그런 좌절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를 습작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이만교 : 우리나라엔 뛰어난 문인들이 많아요. 개개인으로 볼 때 굉장히 훌륭한 문인들이죠. 하지만 문단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한국문학이 문화의 흐름 속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죠. 70, 80년대 했던 삶을 통해 보여주는 그런 부분도 보이지 않고요. 홍역을 앓고 있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요?

등단절차는 분명 형식적이고 낡은 관습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심사위원들의 눈이 막혀 있는 건 아니에요. 아마 누구보다 눈을 크게 뜨고 새로운 것들을 기다리고 있을 걸요? 오히려 습작생들이 답습하고 있어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소위 말하는 신춘문예용 소설들을 써내는 거죠.

그런데 제 생각엔 보통 말하는 ‘새로운 것’을 넘어서는, 완전히 새로운, 더 큰 새로운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아요. 이를테면 블로그를 통해 올라오는 글들, 특히 여행기 같은 것들이 좋은 예지요. 그런 것들이 새로운 주류가 될 것 같아요.

알라딘 : ‘더 큰 새로운 무언가’는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만교 :결국 넓은 의미로의 ‘자기 모험’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해보는 것, 그런 경험을 얼마나 하는지가 중요해요. 요즘 20대들은 자기 자신에게 갇혀있는 것 같아요. 단적인 예로 토익 점수 같은 거. 나도 잘 못하고, 가끔 하기도 하고 그런 것이지만 결국 자신이 살아가는 방법, 라이프스타일이 새로워져야 서사도 새로워질 수 있어요.

알라딘 : 제가 요즘 여러 분들을 인터뷰하면서 공통적으로 들었던 말씀이 바로 ‘젊음아, 두려워하지 말고 상상력을 발휘해라!’ 뭐 이런, 방금 말씀하신 것과 같은 기조의 대답이었는데요. 처음엔 역시 그렇지, 생각하다가도 몇 번 반복되다보니 그냥 으레 하시는 말씀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이만교 : (웃음) 그냥 하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죠.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살아가면서 제 자신이 느껴요. 존경할 만한 분들을 만나면 라이프스타일이 그래요 정말.

"모든 이들은 각각의 아픔과 고민과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알라딘 : 굉장히 오랜만에 내신 책인데요, ‘과작의 작가’라 불러도 될까요?

이만교 : 과작이다, 다작이다 이런 문제는 아니에요. 2000년부터 2003년까지는 책 4권을 냈어요. 열심히 살아서(웃음). 그리고 박사 논문, 각종 기사나 컬럼, 라디오 MC 등 정말 정신없이 살았죠. 그렇게 이것저것 하다보니 자신이 소진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다 뺀 것 같은 느낌. 몸도 나빠지고…

아, 이대로 가면 안 되겠구나 생각이 들어서 다 정리하고 산에 갔어요. 산에서 글을 쓰려고 하는데 몸이 또 말썽을 일으키는 거죠. 책상 앞에 앉아 있다가 쓰러지고, 산책하다가 졸도하고. 그런 일이 1년 반 동안 계속 되었어요. 이렇게 끝나는 구나… 나는 이제 글을 못쓰는 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굉장히 참혹한 기분을 맛봤죠.

되돌아보면 그게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큰 공부를 했던 시간이었죠. 위빠사나 명상, 템플 스테이를 통해 자신 내면의 욕망을 보는 눈을 기르고, 인간을 다시 보게 되고, 정신분석을 좀 더 공부하면서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직접 꿈을 해석하며 임상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 전까지는 문화센터 등에서 강의를 하면서도 별로 재미를 못 느끼고, 강의를 하고 나면 또 뒤풀이 하자고 하니까 새벽까지 술 먹고, 힘들기도 하고… 내가 왜 이걸 해야 하나 회의를 많이 느꼈어요. 그런데 월악산에서 2~3년 지내다 보니까 내가 다시 넘어가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따져서 내가 거기서 그치는 구나, 이런 걸 알게 되고. ‘이래서 안 돼, 저래서 안 돼’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한다는 것. 니체식으로. (웃음) ‘수유’(* 연구공간 ‘수유+너머’)라는 공간이 참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많이 배우면서… 열심히 하게 되었죠.

그렇게 하다보니 사람들과도 정말 다른, 깊은 만남을 하게 되었어요. 새롭게 세상을 보게 된 거죠. 사람들로 가득한 서울, 그 전까지는 지긋지긋하게만 느껴졌던 만원 지하철을 채운 사람들을 풀어헤치면 다들 이렇게 각각의 아픔과 고민과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식으로 사고하게 되면 스스로가 엄청나게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알라딘 :새로운 시각을 투영되었을 새 작업이 궁금해집니다.

이만교 : 사실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가 그거에요. 물론 내 소설도 쓰고 싶죠. 올 여름부터 문예지 등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에요. 그런데 ‘발표할 만 하다’ 한거지… 제가 생각하는 그런 글쓰기는 아니에요.

제가 아침마다 명상을 하는데, 원래는 명상할 때 마음을 비워야하지만 저는 아직 그게 잘 안 되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요. 10가지 생각을 한다고 하면, 그 중에 7개가 글쓰기 수업에 관한 거, 1개가 생활, 2개가 내 소설에 관한 생각이에요. 그러니 소설을 쓸 수가 있나… (웃음)

주변 분들도 가끔 저한테 얘기해요. 소설가가 소설을 써야지, 뭐 그런. 그런데 오히려 넓게 보면 이 책이 소설보다 저에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고 또 중요한 건 ‘글쓰기가 (본질적으로) 무엇인가’하는 아주 기본적인 것을 파고드는, 피아노로 치면 체르니나 바이엘 같은 교본이에요. 하지만 그런 책이 없으니, 그걸 만드는 작업이 내 이번 생에 주어진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
근데 이게 정말 재미있어요. 마치 시음하는 사람처럼, 계속해서 학생들의 작품을 보잖아요. 내가 좀 더 그것들을 보고, 파고, 쌓고 하면서 점점 <글쓰기 공작소> 2권, 3권이 되고 있어요. 네, 실제로 후속편들이 나올 예정이에요. 소설은 이 작업을 하는 틈틈이, 나름대로 새로운 형식실험을 한 소설들을 써보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저한테는, 이 작업하고 소설하고 별 차이가 없어요.

'힘들게 사는 삶'이 아닌 '치열한 삶'을 살아라!

알라딘 : 알라딘에 올라온 리뷰를 보면 보통 작법서는 ‘도움을 받았다’는 리뷰가 많은 반면, <글쓰기 공작소>에는 “왜 글을 써야겠는지 알겠다”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만교 : 삶에 대한 부분과 글쓰기에 대한 부분을 오십 대 오십으로 책을 구성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다른 책들은 그렇지 않으니까, 독자들도 다르게 받아들이는 거죠.

알라딘 : 후속편도 같은 형식으로 쓸 예정이신가요?

이만교 : 글쓰기 책을 통해 제가 추구하는 건 삶에 미치는 언어의 중요성을 알리는 거예요. 언어가 바뀌면 삶이 바뀐다는 사실을. 언어를 살펴보면 그것을 쓴 사람의 기질이나 성격, 욕망 같은 것들이 고스란히 드러나요. 결국 언어와 삶은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건데, 삶을 빼놓고 글쓰기를 이야기할 수는 없는 거죠.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실질적 정직’이에요. 너에게 충실해라. 너에게 충실한 글을 써라. 리버럴이죠. 하지만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까지 책임지는 것. 얼마든지 자유롭게 해라, 그리고 책임을 피하지마라. 삶과 글쓰기에 모두 필요한 거죠.

알라딘 : 책 읽을 시간은 별로 없으시겠어요.

이만교 : 제 작업실에 가면 안 읽은 책이 쌓여있어요. 몇 백 권이 산처럼. 그렇지만 아무래도 요즘에는 읽을 시간이 별로 없죠. 합평 준비, 2권 준비, 특강 준비… 거의 못 읽어요.

알라딘 : 그래도… 추천도서를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보통은 글쓰기 관련 책이라고 하면 예문 등으로 수많은 인용구가 있게 마련이고, 덩달아 그 책들도 잘 팔리고 하는 법인데, 이 책에는 예문이 다 학생들이 쓴 글이니… (웃음)

이만교 : 일단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으로는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추천하고 싶어요. 제 책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데, 제가 <글쓰기 공작소>를 쓰기 전까진 이 책을 정말 좋게 봤거든요. 그런데 지금 보면 제 책보다 못해요. (웃음) 농담이고… <아티스트 웨이> 같은 책도 좋고요.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꼭 글쓰기에 한정짓지 않는다면 고병권 선생 책을 굉장히 좋아해요. ‘수유’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정말 커다란 충격을 받았죠. 고미숙 선생도 마찬가지고… 굉장한 자극이 되요. 이 분들이 살아가는 자세나 이런 걸 보면 저한테는 거의 사표師表에요.

알라딘 : 소설은 없나요? 특히 요즘 한국 젊은 작가들 중에서 눈에 띄는 작가랄까.

이만교 : 굳이 꼽자면 박민규 씨? 이번 이상문학상 작품집 보셨어요? 네, ‘龍龍龍龍’(* 실제 제목은 ‘용용용용’이 아니라 龍자 네 개로 이루어진 한 글자) 아, 어찌나 재미있던지. 언뜻언뜻 스치는 문장들을 보면서는 “아 박민규 요즘 살기 힘들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웃음)

알라딘 : 어느덧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알라딘 공식 질문을 드릴게요. 힘겹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고뇌하는 청춘’들에게 한 마디?

이만교 : 음… 생각의 기준을 바꿔야 할 것 같아요. 모두들 힘들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젊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힘들다’로 바라본다면 그건 모두들 불행하다는 이야기겠죠. 하지만 그걸 ‘치열하다’로 바라본다면, 행복의 가능성이 좀 더 열리지 않을까요?

알라딘 : 아… (30초간 침묵) 아. 고맙습니다.


이만교 - <문예중앙>에 시가, <문학동네>에 단편소설이 각각 당선되면서 작가활동을 시작하였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였으며, <머꼬네 집에 놀러 올래?>, <나쁜 여자 착한 남자>, <아이들은 웃음을 참지 못한다>를 출간하였다. 2000년 제24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서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소설 창작을 강의하고 있으며,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글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글쓰기와 글쓰기 강의를 천직이자 천운으로 여기고 있다. 무엇보다, 열심히 살다 보면 스스로 몸에서 번져 나오는 생기, 그 자체로 살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 (2006m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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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바로가기덩이  2009-07-08 00:33
그동안 참 뻔하게 글을 썼구나 하는 각이 들더라구요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란 제목부터 위안이 되었습니다.
다시 읽어보며 글쓰기에 매진해 볼라구요